한·일 레슬링 前대표 이종격투기 맞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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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밤 요코하마 아레나체육관을 주목하라.

한국과 일본의 국가대표 출신 레슬러가 이종격투를 벌인다.

1990년대 초 국가대표를 지낸 최무배(34)와 99년 일본 대표였던 이마무라 유스케(今村雄介.28). 이종격투기의 메이저리그 격인 '프라이드'무대에서다. 대부분 '항복'이나 'KO'또는 'TKO'로 결판이 나는 격한 경기. 한국인으로는 첫 도전이다.

"이종격투기의 메카에 한국 레슬링의 힘과 실력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

1m89㎝.1백5㎏의 거한 최씨는 회심의 일전을 앞두고 자신의 체육관(최무배 레슬링체육관.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땀을 쏟고 있다. 그는 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그레코로만형 1백5㎏급 동메달리스트다.

이마무라 역시 99년 아시아선수권 상위 입상 경력의 파이터. 97㎏급(자유형)의 거구다. 2000년 일찌감치 이종격투기로 전향해 프라이드 출전 선수가 됐다.

15일 경기는 논타이틀 이벤트로 진행된다. 대전료도 걸려 있지만 그보다는 한.일간 자존심 싸움이다.

*** 한국인, 첫 프라이드 무대에

둘의 대결은 최씨가 지난해 11월 프라이드 구경차 일본에 간 것이 계기가 됐다. 이종격투기 준프로팀인 '팀태클'의 대표 최씨로서는 관심사였다.

경기 전날 헤비급 챔피언 효도르가 최씨 등 한국 팬들이 묵은 호텔을 찾아 '챔피언과 함께'라는 PR 행사를 했다. 제비뽑기에 당첨된 사람에게 효도르와 맞잡아 보는 기회를 주는 쇼였다. 거기서 마침 최씨가 뽑혔다. 최씨가 효도르의 기술에 꿈쩍도 않고 버텨내자 프라이드 관계자들은 놀랐다. 그리고 뒤늦게 최씨가 국가대표 레슬러였음을 알게 됐다.

그때 최씨를 동행했던 국내 이종격투기 '스피릿MC'의 이수일 심판위원장이 일본 측에 최씨의 도전을 추천하면서 대결이 성사된 것.

*** "레슬링 대중화 위해 출전"

97년 은퇴한 최씨는 인터넷 동호회 등을 통해 레슬링을 일반인에게 보급하려 했지만 신통찮았다. 그러다 이종격투기 붐이 일면서 "레슬링 기술을 가르쳐 달라"는 동호인 등의 요청에 이종격투기를 통한 레슬링 대중화에 나섰다. 이래저래 이번 경기는 최씨에게 양보못할 승부다. 어떻게 결판이 날 것인지는 그러나 아무도 모른다.

성호준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choiss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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