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스타>개인혼영 400M 金따고 은퇴한 린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노병(老兵)은 죽지 않고 사라질 뿐이다.
중국 수영의 대명사 린리(林莉.24)가 3일 여자개인혼영 4백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은퇴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3레인의 린리는 이날 초반부터 적극적인 레이스를 전개,줄곧 리드를 지킨 끝에 지난달 로마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후배 다이궈훙(戴國紅.17)을 5초17이나 앞서는 4분40초47의 기록으로 1위로 골인했다.
3백m지점에서 다이궈훙에게 2m 차까지 추격당했으나 지칠줄 모르는 힘을 과시하며 금메달을 움켜쥔 것.
린리는 17세때인 서울올림픽에 출전,7위에 그쳤으나 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에서는 배영2백m,평영2백m,개인혼영2백.4백m등 4종목을 석권하며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어 92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는 여자개인혼영 2백m에서 세계신기록 수립과 함께 금메달,계영4백m.평영2백m에서 잇따라 은메달을 따내 황색돌풍의 주역이 됐다.특히 개인혼영 2백m기록인 2분11초65는 구동독의 우테 게베니거가 81년 세운 2 분11초73을 11년만에 0초08 앞당긴 것으로 아직까지 세계 최고기록으로 남아 있다.
1m68,63㎏의 린리는 웨이트트레이닝을 할때 남자도 들기 힘든 바벨을 번쩍번쩍 들어올리는등 강한 체력으로 서구 선수들을압도해 왔다.
그러나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말처럼 린리의 권세가 계속되지는 못했다.
금년 세계선수권 대표선발전에서 7년 후배인 다이궈훙에게 대표자리를 내주었고 은퇴를 고려해야만 했다.
그동안 린리는 세계무대에서 금메달을 잘 따낸다고 하여 좡영(莊泳).양웬이.왕샤오훙(王曉紅)등과 함께 5금화(金花)로 불렸으나 나머지 4명은 모두 은퇴하고 혼자 남아 있는 상태.대신 러징이.루빈등 세계선수권에서 맹활약한 10소화(小 花)들이 선배들의 뒤를 잇고 있다.
린리는 은퇴후 미국으로 수영 유학을 다녀와 코치로서 제2의 수영인생을 펼치겠다는 계획이어서 또 다시 그의 활약이 기대된다. [히로시마=金相于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