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설악 품에 안고 … 예술인마을 미술잔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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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마을 조성 10주년 기념전을 여는 인제군 북면 한계리 내설악 예술인마을 전경. 7명의 작가가 아틀리에를 공개한다.

내설악 백담계곡에서 내려오는 북천 건너 언덕에 자리잡은 인제군 북면 한계1리 속칭 고원통 마을. 설악산 자락과 한계령 계곡이 한눈에 보이는 이 마을에서 15일부터 엿새간 미술전시회가 열린다. 내설악 예술인마을 10주년 기념전이다.

전시회는 특정 공간에 작품을 거는 여느 것과 달리 작가 각자의 아틀리에에서 이뤄진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실에 20~50 점의 작품을 걸어 10년 간 이곳에서의 작업 성과와 함께 자신들의 내밀한 작업 공간을 보여준다.

참여 작가는 7명. 서울대 미학과 출신의 강명순, 같은 대학 회화과 출신의 황영희, 백석예술대 출신의 이귀화, 목우회 이사를 지낸 김종상씨가 서양화를 전시한다. 한국화가로 청와대에 십장생 벽화를 제작한 나정태, 한계리에서 오랫동안 목공예를 해온 강인석씨도 참여했다. 예술인마을 총무를 맡은 김정모씨는 부친인 서양화가 김종오씨의 유작 20여 점을 선보인다.

마을 입구 예술인촌가든(1호 집) 마당에는 작가들이 내놓은 드로잉, 수채화, 프린트 판화 50~60여 점이 전시·판매된다. 이들의 작품은 프린트 판화라 해도 20만~30만원을 호가할 정도지만 나눈다는 의미로 3만~9만원에 판다. 전시회가 시작하는 15일 오전 11시 서울솔로이스트앙상블의 공연도 있다.

이곳에 예술인마을이 들어서게 된 것은 1997년. 작가는 마음껏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관광객과 주민에게는 이색적인 문화공간을 제공하자는 뜻에서 작가와 인제군이 뜻을 모아 시작했다. 그러나 경제위기에 따른 어려움으로 일부 작가는 작업실을 짓지 못하는 등 사업 추진이 늦어져 현재도 미완성이다. 이번 전시에 2명의 작가는 미완성 공간에 임시 조명을 설치해 전시하거나 퍼포먼스를 벌인다.

예술인마을 강명순 회장은 “우리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전시회”라며 “작지만 이를 계기로 예술인마을, 나아가 인제 문화예술계가 잘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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