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의 교통정보방송에서 서울시내의 혼잡지역으로 빠짐없이 꼽히는 곳의 하나가 역삼동(驛三洞)의 차병원앞 네거리.
그러나 라디오를 듣는 여성들 대부분은 교통혼잡지역으로 차병원을 연상하기보다는 국내 최고의 불임치료및 산부인과 의료기관으로서의 차병원을 떠올린다.
차병원 네거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2층의 전망좋은 한 집무실 주인은 차병원 설립자인 차경섭박사의 아들로 지난 84년부터 이 병원의 부원장으로 있는 차광열(車光烈.42)박사.
외래환자를 맞는 곳이면서도 집무실로 표현해야 할 만큼 다소 화려하기까지 한 그의 방에 들어서면 진찰실 한쪽에 노트북PC가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車박사는『환자 상담시 새로운 질환이나 현상을 발견하면 그동안제가 연구했거나 도움받은 자료가 담긴 노트북PC를 이용해 좀더상세한 내용을 알아보고 간단한 메모를 해둔다』고 노트북PC의 용도를 설명한다.
좀더 환자의 상태를 점검해야 할 때는 옆방 검사실의 첨단 검사장치를 이용해 기록을 남긴다는 것이다.외래진료시간이 끝난 뒤노트북PC와 검사장치에 담긴 각종 데이터들을 연구실로 가져가 다시 면밀히 체크하기 위해서다.
그는『연구실에서 이 데이터들을 美정보서비스업체인 나이트리더社의 전산망과 연결,최신 의학정보들과 비교한다』고 말했다.
「MEDLINE」의 최신 정보를 항상 검색하고 있다는 것.『저는 컴퓨터를 잘 모릅니다.초보자죠.그러나 컴퓨터를 효과적으로활용하는 방법은 알아요.』그는 스스로를 컴퓨터초보자라고 평가한다. 기초의학연구소 고정재(高正在.36)연구실장은『부원장의 경우 매일 MDELINE을 검색해 보고 새로운 자료가 눈에 띄면밤을 새우며 공부한다』며『매년 3~4차례 참가하는 국제학술대회에서도 차부원장은 실력있는 의학자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지난 84년 연세대 의대 산부인과 연구실에서 차병원으로 자리를 옮긴 뒤 美 남가주(南加州)大 의대로 연수를 갔을 때 그는처음으로 컴퓨터와 대면했다.
그러나 그의 컴퓨터철학은 종교적이라고 표현할 만큼 대단하다.
차병원의 조규달(曺圭達.44)전산부장은『내년 개원할 분당 차병원에는 중대형컴퓨터 2대와 2백50대의 컴퓨터를 설치,진료.
투약.검사.수납.연구등 모든 과정을 완전 전산화할 계획』이라고말한다. 연세대 부속 세브란스병원 외래교수직과 美 남가주大의대연구원을 거쳐 차병원 부원장직을 맡고 있는 그는 올들어 경희대의대에서 강의도 맡을만큼 정력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李元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