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아시아 축구-뚜껑열린 히로시마대회 각국전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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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아시안게임 축구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당초 한.중.일 동북아 3국에 사우디아라비아.이란등 중동세가우승을 다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우즈베크.투르크멘등 舊소련 국가들의 전력이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우즈베크는 B조예선 첫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4-1로 대파하더니 3일에는 만만치않은 상대인 말레이시아를 5-0으로 완파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비록 96년 애틀랜타올림픽을 대비해 젊은 선수들로 대폭 교체하긴 했지만 미국월드컵 16강에 진출했던 강팀. 그러나 첫 게임에서 우즈베크에 전반에만 4골을 허용하며 망신을 당했다.
말레이시아는 중요대회 때마다 한국의 걸림돌이었던 껄끄러운 상대임에도 우즈베크에는 힘 한번 못써보고 완패했다.
말레이시아 역시 첫 경기에서 홍콩에 4-3으로 겨우 신승할 정도로 이전보다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는 받고 있으나 5-0으로 완패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그만큼 우즈베크의 실력이 대단하다는 얘기다.
투르크멘 역시 처음에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으나 강호 중국과의 첫 게임에서 우세한 경기를 펼친 끝에 2-2로 비겨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아직 대회 초반이긴 하지만 앞으로 아시아 축구는 동북아.중동세에 중앙아시아가 가세한 3파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반면 이번 대회 우승으로 2002년 월드컵 유치까지 연계한다는 계획을 잡고 있는 일본은 첫 경기에서 아랍에미리트에 고전 끝에 심판의 도움으로 겨우 비기는등 월드컵 예선때보다 약화된 전력을 보였다.
일본은 3일 아랍에미리트에 전반 시작하자마자 한골을 허용하며끌려가다가 후반 심판의 석연찮은 페널티킥 선언으로 겨우 1-1로 비겼다.
페널티킥이 선언되자 아랍에미리트 선수들은 심판에게 격렬하게 항의,경기가 3분정도 지연됐다.
예상했던대로 미우라가 스타팅 멤버로 출전하긴 했지만 별 활약을 못했고 페널티킥 성공으로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일본은 라모스가 빠진 공백을 전혀 메우지 못한채 미드필드 싸움에서 아랍에미리트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여간해서는 비판을 하지않는 일본 언론들도 일부에서「졸전」임을지적할 정도였다.
[히로시마=孫長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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