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임채진·이종백·이귀남 삼성서 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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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대표 전종훈 신부)은 12일 "삼성의 관리 대상 명단에 임채진 검찰총장 후보자, 이귀남 대검 중수부장, 이종백 국가청렴위원장(전 서울고검장)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전종훈 신부는 이날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천주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용철 변호사의 말을 대신해 읽는 방식으로 명단을 공개했다.

그러나 사제단과 김 변호사는 이른바 '떡값'이 전달된 일시.장소.방법 등 구체적인 정황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당사자인 세 명의 전.현직 검찰 고위 간부들은 일제히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삼성그룹은 "흠집을 내기 위한 악의적인 조작"이라며 반발했다.

전 신부는 이날 "김 변호사는 '이종백 위원장은 제진훈 제일모직 사장이, 임채진 후보자는 고등학교 선배인 이우희 구조조정본부 인사팀장이 관리 담당자였으며 이귀남 중수부장에게 현금이 정기적으로 제공된 사실은 본인이 직접 확인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제단은 1994~99년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재산 형성 관련 문건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임채진 후보자는 "삼성으로부터 어떤 청탁이나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임 후보자는 13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받는다. 그는 김경수 대검 홍보기획관을 통해 "김용철 변호사와 일면식도 없고, 로비 대상 명단에 들어가게 된 경위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그룹 법무실 엄대현 상무는 "(사제단이 공개한 이재용 전무 관련 문건은) 에버랜드 수사와 관련해 2003년 8~9월께 검찰로부터 요청을 받고 변론을 위해 정리한 것으로, 이를 이미 검찰에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김 변호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문제는 "내부적으로 좀 더 검토해 봐야 한다"고 전했다.

문병주.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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