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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 남북이 논의할 문제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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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노무현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방한 중인 게이츠 미 국방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김경빈 기자]


우리 군이 2012년 4월부터 주한 유엔군사령부가 맡아 온 정전 유지 임무를 넘겨받는다. 7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39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김장수 국방부 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부 장관은 2012년 4월 17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이 전환되기 전에 유엔사 정전 임무에 관한 책임 조정을 매듭짓기로 합의했다.

군 고위 관계자는 "유엔사의 정전 유지 기능을 단계적으로 한국군에 이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1단계로 2009년까지 정전 기능 이관에 따른 문제점을 파악하고, 2단계로 2009~2012년 4월 한국군에 넘길 기능을 확정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김 장관은 "게이츠 장관에게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대한 우리 국민의 정서를 전달했다"며 "NLL 재설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양국 장관은 공동 성명에서 미국이 한반도 전쟁 억지를 위해 핵우산을 계속 제공한다는 것과 한.미 동맹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유엔사의 책임과 권한 조정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했나.

(게이츠 장관)"유엔사와 관련한 로드맵을 작성 중이다. 이 작업은 2012년 확정된다. 2012년 이후에는 한국군이 정전체제 유지 업무를 맡게 될 것이다."

-NLL 재설정 문제에 대한 양국의 입장은.

(김 장관)"남북 국방장관회담에서 논의하게 될 공동어로수역은 NLL을 중심으로 정할 것이다. NLL은 유엔군 사령관이 선포한 해상경계선이어서 우리 입장에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다른 군사적 신뢰 구축 조치와 함께 해상경계선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

(게이츠 장관)"이번 회담에서 NLL에 대한 어떤 세부 사항도 논의하지 않았다. NLL은 유엔사 차원에서 논의할 문제다."

-북한이 핵 불능화에 협조적이다. 북한의 위협이 감소됐다고 볼 수 있나.

(김 장관)"북한의 위협이 실질적으로 줄었다고 판단할 만한 정보가 없다. 북한은 여전히 (남한보다 우월한) 비대칭의 무기체계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본다."

-미국은 언제쯤 북한을 테러지원국 리스트에서 제외하나.

(게이츠 장관)"북한의 핵 불능화 작업은 여러 단계에 걸쳐 진행될 일이다. 시작된 것은 환영하지만 핵 활동 완전 중단 선언 등 아직 우리가 정한 기준에 도달했다고 보기 어렵다. 어떤 기준에 도달하면 미국은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다."

-평화체제가 정착되면 주한미군을 감축하나.

(게이츠 장관)"병력 수는 한반도 안보 상황 변화와 양국 합의에 따라 결정할 문제다. 주한 미군은 2012년 이후에도 한반도 안보와 관련해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임장혁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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