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젊은 숲'…탄소흡수 대기 정화력 뛰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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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산림의 대기 정화기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구 온난화의 원인인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흡수.제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9위인 한국의 입장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하라는 선진국들의 압력에 맞설 수 있는 유리한 카드를 확보한 셈이다.

포항공대 환경공학부 장윤석 교수팀은 9일 산림청의 산림재적(나무의 부피) 자료(1954~2001년)를 기초로 국내 산림의 ha당 연간 탄소 흡수량이 1.5t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0.5t, 유럽.중국 각 0.3t 등의 3~5배에 이르는 수치다.

장교수는 "정부 주도의 대대적인 녹화사업이 시작된 지 30~40년 되는 우리의 경우 산림이 한창 활발하게 성장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외국에 비해 탄소 흡수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산림의 탄소 흡수량에서도 30~40년생 나무의 비율이 높은 전북(2.3t)과 경남(2.1t) 등에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산림 연령이 높고 안정돼 있는 경기.강원(각 1t), 충남.충북(0.9t) 등이 가장 낮았으며 전남은 1.6t, 제주는 1.4t 등으로 중간 수준이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 관련 저명 국제저널(Global Biogeochemical Cycles,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두곳에 게재됐다.

장교수는 "수십억원을 들여 화학적인 감축 방법을 개발하는 것보다 산림 육성을 통한 감축이 훨씬 쉽다"고 말했다.

한편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국제협약인 교토(京都)의정서가 발효되면 선진국들은 2012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보다 5.2% 더 줄여야 한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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