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전국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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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고속도로 버스전용차선제의 첫 실시로 비교적 순탄했던 귀향길과는 달리 20일 오전부터 시작된 귀경길은 부산에서 서울까지 최고 20시간이 소요되는등 극심한 체증이 빚어졌다.
한편 극심한 교통체증과 변해가는 세태의 영향으로▲시골 노부모가 서울의 자식집으로 와 차례를 지내거나▲관광지에서 휴가를 즐기면서 차례를 지내는「신풍속도」가 정착돼 가고 있다.
○…서울~대전 구간 고속도로의 버스전용차선제가 귀성길에만 실시된 탓에 귀경길은 매우 심한 체증이 빚어져 호남고속도로및 대전이남 경부고속도로 일부 구간등에까지 체증의 여파가 미쳤다.
○…추석 연휴기간중 제주에는 3만여명의 관광객이 몰려 관광지에서 차례를 지낸 뒤 휴가를 즐기는 신풍속도가 최근 몇년사이에정착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었다.
제주시연동 그랜드관광호텔측은 추석 연휴기간중 투숙하는 관광객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자 추석 당일인 20일 로비에「선조여러어른 신위」를 모신 공동차례상을 준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추석때만 되면 교통체증이 심해 서울에서 전주까지 내려오는데 10시간 이상씩 소요되자 전주에 사는 부모들이 서울에사는 자녀들을 찾아 차례를 지내고 관광을 즐기기도 했다.
김길환(金吉煥.69.전주시완산구중노송동)씨는『해마다 아들이 추석때만 되면 10시간 이상씩 걸려 고향에 내려와 모처럼만에 맞는 명절을 교통전쟁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는 것이 안타까워 올해는 아예 우리 노부모가 서울 아들집으로 가 차례 를 지내고 서울등지에서 관광을 즐겼다』고 말했다.
○…경기도성남시수정구태평동 외국인 노동자상담소(소장 金해성목사.38)가 추석 연휴 동안 갈곳없는 동남아지역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한가위 잔치를 마련해 한국인의 따뜻한 정을 선사했다. 노동자상담소는 추석연휴 첫날인 18일 갈곳 없는 외국인 근로자 50여명이 묵고있는 주민교회 선교원에서 윷놀이.송편빚기등놀이마당을 열어 이국의 외로움을 달래준데 이어 19일에 용인 민속촌 관광,추석인 20일에는 주민 10여명의 집 으로 외국인근로자 2~5명씩을 초청해 아침식사를 함께 하도록 주선했다.
이들 외국인 근로자는 네팔.방글라데시.파키스탄등 동남아인들로국내에 불법체류 하면서 일을 하다 다쳐 일자리를 잃거나 월급을제대로 받지 못해 마땅히 갈 곳이 없게 되자 이 상담소에 머물며 귀국의 날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全國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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