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장 이 문제] 인천 검단지역 교통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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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006년까지 아파트 4만여가구가 새로 들어서는 인천 서구 검단지역에 도로망과 하수종말처리장 등 도시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는 아파트 단지=1995년 경기도 김포군에서 인천으로 편입될 당시 2만1천여명이었던 검단의 인구는 지난해 말 현재 5만9천여명으로 두배 이상 늘어났다.

또 2000년부터 시작된 검단 1지구 등 7개 토지구획정리사업이 모두 끝나는 2006년에는 아파트 4만1천여가구에 12만2천여명이 새로 입주하게 된다. 이 중 2002년 9천4백여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한 검단 2지구와 원당.당하.마전지구 등 4개 지구는 올해부터 입주가 본격화된다.

◇턱없이 부족한 도로망=입주민들이 인천을 오갈 수 있는 도로는 상습 체증으로 유명한 서곶로가 유일하다. 시는 지난해부터 당하지구~원당지구 구간(길이 1천40m.너비 20~40m) 도로 등 모두 10곳의 도로 건설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토지보상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아 정작 도로가 개설될 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더 걸릴지 알 수 없다.

원당 지구 입주민들이 서울로 갈 때 이용할 원당지구~수도권 매립장 쓰레기 수송도로 구간(길이 6백50m.너비 20m) 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7월 착공해 오는 7월 완공될 예정이지만 현재 공정률이 3%에 불과해 공사를 제때 끝내기는 불가능하다.

지난해 4월 착공한 당하지구~원당지구 도로는 공사기간을 2년으로 잡고 있지만 공정률이 5%를 겨우 넘어선 상태다. 내년 7월 완공 목표인 검단산업단지~검단우회도로 구간(길이 2천4백m.너비 20~40m) 도로도 공정률이 10%에도 못 미쳐 공기를 맞출 수 없는 상태다.

따라서 이 일대 아파트 입주민들은 입주와 동시에 서곶로의 교통체증에 내내 시달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지금도 하루종일 막히는 데다 출.퇴근 시간대엔 검단네거리~가정오거리 10여㎞를 통과하는 데 50분이 넘게 걸린다.

주민들은 "최근 교통량이 더욱 늘어 도로 전구간이 주차장을 방불케 하고 있는데 새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검단지역은 최악의 교통난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 최윤식(36)씨는 "택시마저 교통체증 때문에 검단지역 운행을 기피하고 있다"며 "시.구가 향후 교통량을 예측하지 못하고 공동주택 신축 허가만 잔뜩 내준 결과"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늦어지고 있는 하수처리장 건설=시는 당초 1999년부터 민간 자본을 유치해 수도권 매립지 안에 하루 처리용량 7만t짜리 하수처리장을 만들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아 4년여를 그냥 보냈다. 최근에야 ㈜한화를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협상이 제대로 끝난다고 해도 2006년이 돼야 4만t 처리분량의 하수처리장이 들어서게 된다. 이 때문에 아파트 건설회사들은 단지별로 오수.하수 처리시설을 만들며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 지난해까지 하수처리장이 건설됐다면 만들 필요가 없는 시설이다.

◇인천시의 해명=1만가구가 넘는 아파트가 들어서는 사업을 벌이면서 가장 기본적인 도로조차 제때 건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는 "도로 개설 구간의 토지보상이 늦어져 차질을 빚고 있다"며 "우선 원당지구에 대해서는 야간작업을 해서라도 입주 때까지 도로를 부분 개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하수처리장 문제에 대해서는 "단지별로 처리 시설을 만드는 부담금을 줄여주기 위해 건설사에 하수처리 부담금을 많이 감해줬다"고 밝혔다.

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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