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에 턱시도 중년부부 야외촬영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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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결혼한 지 10년이 넘은 부부들이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입고고궁및 공원에서 야외촬영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또 야외로 나갈 용기가 없는 부부들은 사진관안에서 다시 결혼예복을 차려입고 사진을 찍기도 한다.
최근 예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부부들은 종전「앙코르결혼식」이라 해 결혼식 자체를 다시 치르던 것과 달리 10년,15년 등살아온 세월을 결혼식 차림으로 사진에 담아 기념하고자 하는 것이 특징.
시중의 결혼식 전문 포토스튜디오에는 최근 예복사진을 찍기위한문의전화가 밀려들고 있으며 날씨가 좋은 주말이면 덕수궁.경복궁.용산가족공원 등에서 사진촬영중인 40~50대 늙은 신랑.신부(?)를 어렵지않게 볼 수 있다.
최근 결혼사진을 찍은 김영철(金永哲.57.강남구 대치동)씨는『결혼 30주년을 축하한다며 자식들이 하도 권하기에 찍었다』며『오랜만에 성장(盛裝)을 하고 야외촬영까지 하니 다시 젊어진 기분』이라고 말했다.
야외촬영 단골장소인 덕수궁의 문화재 관리인 장정진(張正鎭.59)씨는『성장한 자녀가 엄마를 화장해 주며 따라다니는 모습도 보이고,남편이 그새 살이 찐 아내를 들지못해 뒤로 넘어지는 장면도 가끔 연출된다』고 전했다.
이들이 사진을 찍을 때 지불하는 비용은 신혼부부와 똑같다.「동숭 스튜디오」의 경우 중년.노년부부가 야외촬영을 할 경우 턱시도.웨딩드레스.신부화장 등 촬영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데 1백만원 정도.찍은 사진은 신혼부부들처럼 한권 의 앨범으로만들어 준다.
실내사진의 경우 턱시도. 웨딩드레스 대여료를 포함,25만~30만원이면 된다.결혼식 사진을 전문으로 하는「선샤인스튜디오」는신혼부부의 야외촬영붐이 일어난 후 중년.노년부부의 문의전화가 자주 걸려오고 있어 아예 이들만을 위한 기획상품 을 구상중이다. 「황동식 스튜디오」대표 황동식(黃東植.38)씨는『한달에 한번꼴로 결혼한지 꽤 시간이 지난 부부들이 야외촬영을 하거나 정복을 입고 실내사진을 찍는다』며『나이가 들어도 결혼10주년이나은혼식등을 기념해 사진을 찍는 모습이 흐뭇해 보인 다』고 말했다. 〈申容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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