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잘 자라는 ‘첨단 흙’ 개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3면

희토류 광물을 배합해 만든 육묘용 흙<上>.그 흙으로 키운 배추(아래<左>)가 기존 흙으로 키운 것(아래<右>)에 비해 훨씬 잘 자란다.

반도체 등 첨단 전자부품에 들어가는 희토류 광물을 섞은 고성능 육묘용 흙이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 부설 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 정병엽 박사팀은 미량의 희토류를 섞어 작물의 생장을 촉진하고 잔류 농약 등 유해물질을 줄이는 흙을 개발했다고 6일 발표했다. 상토라고도 하는 육묘용 흙은 식물의 생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 이번에 흙에 섞은 희토류 광물은 스칸디움·이트륨 등이다. 극미량의 자연 방사선을 발산하며, 반도체와 레이저 등에 들어가는 주요 소재다. 연구팀은 “희토류 광물을 가공해 흙과 섞으면 생물의 영양분 흡수력이 크게 좋아지고, 광합성을 잘해 성장이 빨라지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실험 결과 희토류 상토는 기존 상토에 비해 ▶작물의 생장이 30% 이상 빨랐고 ▶암 유발 물질을 만드는 질산염은 60% 줄였으며 ▶잔류 합성 농약의 60%가 줄어드는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복합 액체 비료도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육묘 상토와 복합 액체 비료에 대한 국내 특허를 등록했으며, 일본에도 특허를 출원했다. 국내 상토 시장규모는 벼농사용과 원예용을 합쳐 연간 1000억원 규모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