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형’ 박찬호 시속 145㎞ 몸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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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처음으로 잠실야구장 마운드에 선 박찬호가 5회 1사 2, 3루 위기를 넘기고 공을 토스하며 더그아웃으로 들어오고 있다. 아래 사진은 경기 중 역투하는 모습. [연합뉴스]

박찬호(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처음으로 잠실야구장 마운드에 섰다.

베이징올림픽 예선전에 출전하는 국가대표팀 주장으로 1일부터 합숙훈련 중인 박찬호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대표팀 상비군과의 첫 연습경기에서 5회에 등판해 안타 1개를 맞았으나 무실점으로 막았다. 박찬호가 잠실구장에서 실전 피칭을 하기는 처음이며 국내 경기에 나선 것도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을 앞둔 제주 캠프 때 이후 9년 만이다.

박찬호는 이승학(두산)-송진우(한화)에 이어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섰다. 채상병(두산)을 중견수 깊숙한 플라이로 잡았지만 3루수 이현곤(KIA)의 실책으로 강민호(롯데)를 출루시켰고, 박석민(상무)의 우전안타와 우익수 이택근(현대)의 실책이 겹치며 1사 2, 3루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김태완(한화)의 3루 땅볼 때 홈으로 쇄도하던 3루 주자 강민호를 협살로 아웃시켰고, 다음 타자 김주형(KIA)은 초구에 포수 내야플라이로 처리했다. 시속 140㎞ 내외이던 직구는 이때 145㎞를 찍었다. 19개의 투구 중 13개가 스트라이크일 정도로 공격적이었지만 구위가 떨어져 방망이 중심에 맞아나가는 타구가 많았다.

박찬호는 “미국에서 짜 온 프로그램에 따르면 오늘은 실전 피칭으로 볼 수 없다. 훈련의 과정으로 생각한다면 괜찮은 내용이었다”며 “현재는 70~80% 정도의 컨디션인데 선발로 5~6이닝을 소화할 수 있도록 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선동열 투수코치도 “두 달 만에 던진 것치고 괜찮았고 위기 대처 능력도 좋았다”며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좀 더 다듬으면 12월 베이징올림픽 예선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는 10-5로 상비군이 이겼다. 상비군은 1-4로 뒤지던 3회 김현수(두산)의 2타점 3루타 등으로 4-4 동점을 만들었고, 6회와 7회 채상병과 김주형의 홈런을 곁들여 6점을 추가했다.

대표팀 승격이 기대되는 상비군 좌완 장원삼(현대)은 세 번째 투수로 나와 2와3분의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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