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스모 자존심 다카노 하나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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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일본열도가 오는 11일 東京 국기원에서 열리는 스모(相撲)대회를 앞두고 들끓고 있다.일본의 마지막 희망 다카노하나(貴花.
21.본명 花田光司)가 과연 수입용병들을 누르고 요코즈나(橫綱.천하장사)에 등극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 다.일본인들이 이번 대회에 이처럼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다카노하나가 아니면 일본 스모계를 주름 잡고 있는 아케보노(曙.24),무사시마루(武藏丸.23),고니시키(小錦)같은 하와이 수입 3인방을누르고 일본의 자존심을 지켜줄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올 들어 1,5월 대회서 하와이 선수들을 이기고 우승,그동안 구겨졌던 일본스모의 자존심을 살려놓았으나 7월 대회서 부진(11승4패로 4위)을 보여 다시 일본팬들을 실망시켰다.
7월 대회 이전만 해도 1백41㎏에 불과한 다카노하나가 2백㎏이 넘는 하와이계 괴물들을 제치고 단숨에 스모판을 뒤엎어 일본의 우상으로 부상했었다.
특히 지난 5월 東京 국기원에서 열린 올 세번째 대회 막판에서 다카노하나는 무사시마루를 내리눕히고 14승 1패로 우승해 그의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예고했다.
다카노하나는 스모에 입문할 때부터 팬들의 인기를 독차지해 왔다. 입문 직후 마쿠시타(幕下)우승,17세 주료(十兩)승진,19세 마쿠우치(幕內)우승,20세 오제키(大關)승진 등을 기록해온 것이다.
그는 스모 최고품위인 요코즈나 등극만 남겨놓은 상태다.때문에지난 7월대회서 그가 우승을 차지해 요코즈나에 올라서리라고 기대했던 팬들은 실망하고 만 것이다.
그래도 그의 인기는 여전해 일본인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스모선수답지 않은 준수한 용모에 걸출한 기량과 승부사 기질 등으로 일본인들을 매료하고 있는 것이다.게다가 그는 스모명문가출신이다.형 와카노하나(若花.23)도 같은 오제 키다.아버지 하나다 미쓰루(花田滿)와 큰 아버지 하나다 가쓰지(花田勝治)도오제키 및 요코즈나 출신이다.
그는 미모의 탤런트이자 「산타페」라는 누드잡지의 주인공 미야자와 리에와 약혼하는 염문을 일으켰다가 스모계원로가 직접 나서만류해 파혼하는 소동도 겪었다.국민적 영웅이자 스모판에서 하와이 용병에 맞서는 순 일본산 마지막 보루이자 희 망인 그를 연예인에게서 멀리 떼어놓은 것이다.
그의 인기는 팬들이 스모판이 끝난 직후 신문의 독자란을 빌려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놓고 갑론을박하는 데서 잘 나타난다.
아무튼 일본열도는 벌써부터 9월 스모대회를 앞두고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東京=吳榮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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