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과세는 피하고보자 금융시장 돈 대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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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세금을 피해 돈을 굴려라-.
정부가 내놓은 세제개혁방안이 실제 시행되기도 전에 벌써 시중의 돈 흐름이 바뀌고 있다.96년 이후 시행될 금융자산소득에 대한 종합과세를 피해 미리 돈을 옮겨놓는 바람에 금융시장에「세제 場勢」가 갈수록 두드러지는 것이다.
지난 5일 정부의 세제개편방안이 확정 발표된 후 시중 자금이주식과 세금우대저축으로 옮겨가는 반면 채권수요는 줄어들고 일부거액저축성보험이 이탈할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은행들의 경우 이달말까지 가입하면 세금우대저축의 시효가 97년까지 연장된다는 보완방안이 지난 5일 나오면서 관련상품으로 돈이 서서히 몰려들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1천8백만원까지 세금우대 혜택이 주어지는 근로자장기저축 계약고가 지난달까지 하루 평균 10억원 안팎이었으나 5일 이후에는 20억~30억원으로 늘고 있다.
상업은행은 세금우대적금상품 가입액이 지난 6일 하루만에 20억원 늘어났으며 조흥은행 역시 지난달까지 하루 평균 16억원이던 세금우대예금 가입액이 6일 이후 하루 26억원 안팎으로 늘었다. 한편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과세가 사실상 유보되면서 뭉칫돈을 굴리는 투자자들이 주식으로 몰려들고 있는 반면 이자소득이대부분 종합과세되는 채권시장에서는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주식시장에 들어온 예탁금은 5일 이후 8일까지 2천5백22억원 늘어난 반면 채권시장에서는 지난 5일 이후 9일까지 발행된회사채 3천1백52억원어치 가운데 25%가 넘는 7백90억원어치가 팔리지 않아 증권사들이 떠안은 것(리턴)으 로 나타났다.
보험차익에 대한 과세가 확정된 보험시장에서도 거액저축성보험 가입자들의 이탈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거액가입자들이 주로 이용해 온 단기저축성보험이 작년까지만 해도 전체 신규보험가입의 13.6%에 달했으나 올들어 점차 줄기 시작해 최근에는 8%선까지 떨어졌는데 보험차익 과세방침으로 이같은 추세가 더 완연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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