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四象-한국서 첫 인체생리학에 응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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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太極(하나)에서 陰陽(둘)이 나오고,음양에서 四象(넷)이 나오며,사상에서 八卦(여덟)가 나오는 것을 一生二法이라고 하니 만물이 진화 발전하는 분열의 법칙이다.孔子께서는『周易』계사전에「易에 태극이 있어 兩儀(음양)를 낳고,양의는 四 象을 낳고,사상은 八卦를 낳는다」고 하여 태극.양의.사상의 세 단계를 거쳐 팔괘가 형성됨을 말씀하셨다.또「역에 사상이 있는 것은 보여주기 위함이다」고 하셨으니 사상은 가시적인 자연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양의에서 파생된 사상은 그 형태와 성질에 따라 太陽.少陰.少陽.太陰으로 나뉜다.태양은 양을 본체로 하여 양으로 분화 작용하므로 剛明하고,소음 역시 양을 본체로 하지만 음으로 분화 작용하므로 外柔內剛하며,태음은 음을 본체로 하여 음 으로 분화 작용하므로 柔暗하고,소양 역시 음을 본체로 하지만 양으로 분화작용하므로 外剛內柔하다.하늘에는 日月星辰이 있고 땅에는 산천초목이 있으며,때로는 춘하추동이 있고 방위로는 동서남북이 있으며사람에는 이목구비가 있으니 이 모두 사상의 이치에 부합된다.
이와 같이 네가지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사상은 두가지 양태로만 되어있는 양의보다 한단계 더 나아가 구체적인 형상을 이룬다.양의에서 분화된 사상은 太少적 음양원리를 근저로 하여 四元적구조원리를 이루니 즉 음양철학이자 사상철학인 동 시에 우주론적으로도 삼라만상에 이르기까지 설명할 수 있는 사상설적 자연학이다. 李濟馬선생은『소우주인 인간도 생리적으로 사상이라 하는 네가지 체형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태양인.태음인.소양인.소음인으로 한정하였다.그리고『사람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유형은 평생토록 다른 유형체질로 바뀔수 없다.그러니 사람마다 그 사상적 특유의 체질에 따라 熱.寒.溫.량의 약물 성분이 이미 정해졌기 때문에 다른 약을 절대 혼용할 수 없다』고 하였다.역학적 四象論을 인체생리에 응용한 한국적 특유의 사상철학이며 의학이라는 점이 자랑스럽다.
안면도에서 주역을 공부할때 너무 무리했던지 병이 났는데 同門중에 나이 많은 분이 보고 하시는 말씀이『자네는 소음체질이라서늘 생각을 깊이 하게되어 심장과 비장이 손상되고 그래서 잘 놀라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소화도 잘 안되고 잠도 오지 않을 것일세』라고 하였다.그 당시 증세가 그 분의 말대로인지라『약은 없습니까』하니『歸脾湯일세』라며 처방을 내주었다.과연 그 약을 먹고 효과를 보았다.그래『어떻게 소음인이라는 것을 알았습니까』하니『큰 키도 아니고 풍만하지도 않으 며,얼굴은 모나고 겉으로 약해보이며, 신경질적이고 자존심이 강한 것으로 보아 아네』하였다.주역의 四象은 공부했으나 이를 응용한 의학적 사상은 처음 배우게 된 것이다.
혹자는『많은 사람이 각양각색인데 어떻게 네종류로 간단히 말할수 있으랴』하겠지만 인간이란 특수성과 공통점이 있고,생태계의 조건이 같으며,희로애락이란 감정과 생로병사라는 틀 속에서 살기때문에 가능하다.그러므로 사상 속에서 자아를 발견해 그에 부합하는 性情과 음식을 취사선택함으로써 훌륭한 인간상을 이루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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