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국제기구 진출 부쩍 늘고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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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국인의 국제기구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올해초 세계보건기구(WHO)亞太지역사무소 처장에 韓相泰박사가당선된데 이어 金學洙박사가 2일 콜롬보플랜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 콜롬보플랜은 동남아 英연방 경제개발 지원을 위해 51년 설립된뒤 77년 참가국을 亞太지역으로 확대했고 현재 회원국은 美.日등 24개국이다.
외무부 고참 외교관들은『콜롬보플랜의 대표적인 수혜자였던 한국이 기구창설 43년만에 사무총장까지 배출하게 돼 감회가 깊다』며『60년대까지만 해도 콜롬보플랜은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해외교육을 나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었다』고 회고 했다.
金喆壽상공자원부 장관이 멕시코 살리나스대통령,이탈리아 루지에로 前무역장관,브라질 리쿠페로 재무장관등 모두 4명과 함께 내년초 출범하는 세계무역기구(WTO)사무총장에 입후보,경합중인 것은 주지의 사실.
경제의 유엔 사무총장이라 할 수 있는 WTO사무총장은 UR 타결과 함께 출발하는 관세및무역 일반협정(GATT)後身이므로 12월초 개최예정인 GATT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그러나 사무총장 선임방식은 현 GATT사무국을 중심으로 회원국간 합의과정에서 결정되고 회원국 합의는 입후보 4개국을 포함,美.日등 주요 회원국의 의사결정을 통해 다음달말께 결정된다.
현재 회원국은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지역전 양상을 보이는 실정. 특히 美國은 출범이후 계속된 유럽인 GATT사무총장에 이어 WTO사무총장까지 또다시 유럽인이 맡아서는 안된다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럽 역시 최근 조만간 결정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에 캐나다 존 스톤 자유당 당수의 당선가능성이 높아지면서WTO사무총장을 멕시코에서 차지하면 WTO와 OECD등 주요 경제기구 책임자를 모두 北美자유무역협정(NAFT A)국가들이 독차지하게 된다며 불만을 보이는 실정.
따라서 미국과 유럽이 타협안을 내는 과정에서 金장관이 漁父之利로 당선될 가능성이 없지 않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金장관은 일단 아시아지역 단일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며 세계무역에서 韓國이 차지하는 위치에 비추어 韓國이 선진국과 개도국을 연결하는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선출직은 아니지만 유엔사무국등 국제기구에 한국인이 임명되는 경우도 크게 늘어났다.
91년 유엔 가입으로 한국인의 사무국진출이 가능해진 이후 8명의 사무국 직원을 포함,44개 국제기구에 모두 1백66명의 한국인이 근무하고 있다.
정부 파견근무 70명을 제외하더라도 96명이 국제기구 직원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유엔본부 具三悅국장을 비롯해 고위직 임명도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따라 GATT사무국 폴 롤리언 인사국장이 지난달 27일 내한,GATT사무국 근무를 희망하는 한국 지원자들에 대한 면접을 실시하는등 국제기구의 한국인에 대한 관심도 급속하게 높아지고 있다.
〈崔相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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