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울산발 인사 혁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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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를 작지만 집행력을 높인 '강소(强小) 조직'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부터 2010년까지 서울시 공무원 정원의 13%인 1300명을 줄이고 불필요한 조직을 통폐합해 경쟁 체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무능력 공무원을 퇴출하는 '울산발 인사혁명'이 서울시로 넘어오면서 지방정부 자체를 작게 만들겠다는 '체질 개선' 쪽으로 진화한 것이다.

이는 노무현 정부가 '큰 정부'를 지향하며 공무원 숫자를 대폭 늘려 온 것과 대비된다.

오 시장은 1일 서울시 조직개편안을 공개하면서 "몸집을 줄이고 경쟁력을 높이는 '강소 조직'으로 서울시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공무원 조직이 세계 각국은 물론 민간과의 경쟁에서도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방만함으로 인해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세계 각국이 공조직 개혁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작고 효율적인 정부가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면서 "서울시가 먼저 작은 정부 시범을 보이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참여정부 들어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들도 공무원 수를 대폭 늘리는 추세와는 확연히 대비된다"는 표현도 썼다. 노무현 정부는 출범 이래 4년 동안 4만5000명의 중앙정부 소속 공무원을 늘렸다.

서울시는 공무원 숫자를 줄이기 위해 인위적인 퇴출 대신 퇴직자의 빈자리를 충원하지 않는 방법을 쓰기로 했다. <본지 6월 28일자 13면>

간부들끼리의 경쟁을 유도하고, 중복된 부서도 통폐합한다.

이를 위해 행정직 또는 기술직으로 나뉘어 있는 국장급(2, 3급) 자리의 직렬 구분을 없앤다. 행정직과 기술직을 구별하지 않고 국장 승진을 놓고 공무원들이 경쟁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행정직끼리, 혹은 기술직끼리만 경쟁하면 됐다.

국(局) 단위 이상 부서 중 업무가 중복되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7개 기구를 감축한다. 예컨대 4명의 정책보좌관과 건설기획국.교통국.건설안전본부.도시철도건설본부를 없앤다. 대신 교통본부.도시기반시설본부를 만들어 기존의 '4보좌관, 1실, 4본부, 12국' 체제를 '1실, 5본부, 9국'으로 개편한다.

서울시는 미래의 환경 변화에 대비하는 부서를 만들어 미래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 대표적인 게 '물관리국'이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물 부족 문제에 본격적으로 대비하는 조직이다.

서울시는 행정자치부와의 협의를 거쳐 이 같은 개편안을 내년 1월 1일자로 시행할 예정이다.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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