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스타분석>호랑이 名조련사 김응룡감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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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名將밑에 弱卒없다는 말이 있다.국내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해태팀에는 뚝심있는 金應龍감독이 버티고 있어 위기때마다 弱卒아닌 强卒을 만들어내고 있다.
宣銅烈로 대표되는 투수진의 노쇠와 金城漢.金相勳.李順喆등 주전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해태는 84년 5위를 기록한 이래 올시즌 최대 위기를 맞았다.최강을 자랑하던 과거의 모습은 어디서도찾을 수 없었고 해태의 시대는 끝났다는 소리가 8월달까지 심심찮게 들려왔다.
과거와 변함없는 것은 사령탑 金應龍 감독뿐.그러나 9월들어 막판레이스에서 프로야구판이 다시 한번 해태의 저력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역시 김응룡』이라는 찬사가 뒤따르고 있는 것이다. 한국시리즈 7회 우승의 金감독은 한편으로는『프로야구 최고의행운아』로 불리고 있으며 스스로도 그 부분을 인정하고 있다.선수들이 알아서 이겨주는 판에 감독의 능력이 별거냐는 인식이다.
선수들을 잘만난 덕에 한국시리즈 7회우승도 하고 한국최고의 명감독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는 것.
올시즌엔 그 행운이 끝나는 듯했다.선동열을 비롯한 투수진은 기력이 다한 듯 얻어맞기 시작했고 공격력엔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여기저기 구멍이 생겨났다.
그러나 김응룡감독은 李京福(2루수),朴炳鎬(포수),姜泰遠(투수)등의 무명선수들을 내세워 위기를 넘기는 저력을 발휘해 운이전부가 아니었음을 보여주었다.
각 구단의「해태 밀어내기 작전」을 어렵게 돌파한 金감독은 이제야 욕심을 드러내놓기 시작한다.
『올시즌 프로야구가 많이 발전했습니까? 해태가 너무 잘나가 프로야구 발전이 안된다죠.우리가 올해만큼 못한적이 없었으니 많은 발전이 있어야 되는것 아닙니까.이래저래 발전이 안됐다면 우리가 또 우승하는 수 밖에 없지 않습니까.』金감독은 해태의 4강진출을 필사적으로 저지하려던 상위팀과 은근히 해태의 부진에 박수를 보낸 여론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화끈하게 분풀이를 하겠다는 의지가 거친 숨소리에 가득 차있다.
〈金弘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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