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명공설운동장 벚꽃나무 수난-군산시,송수관공사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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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群山=玄錫化기자]전북군산시가 국내최대 벚꽃잔치마당인 월명공설운동장 주변 번영로 벚꽃나무를 무더기로 베어내고 송수관공사를벌일 방침이어서 호남벌 1백리 벚꽃터널이 수난을 겪게 됐다.
7일 시에 따르면 시내 사정동 금호타운~개정동사무소간 번영로1.3㎞의 벚꽃나무 1백14그루를 베어내고 금강호 물을 끌어 국가공단에 공급할 공업용수 송수관공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때문에 해마다 4월 내내 국내 최대 벚꽃잔치가 벌어지는 월명공설운동장 주변 30~40년생 벚꽃나무들이 모조리 자취를 감춰 동양최장의 벚꽃터널이 크게 퇴색될 위기에 놓였다.
시측은 『월명공설운동장앞 송수관공사를 올해안으로 끝낼예정이나주변 나무들을 옮겨심을 곳이 없는데다 이식해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별로 없어 베어낼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공사를 일찍 서둘렀거나 대책을 미리 세웠다면 잠시 이식했다가 제자리에 되심을 수 있었을 텐데 졸속행정탓으로 벚꽃나무가 수난을 겪게 됐다』며 안타까워 하고있다.
번영로 벚꽃터널은 75년 전주~군산간 국도 26호선이 4차선으로 확장된것을 기념해 재일동포성금등 6천여만원을 들여 6천3백47그루를 심었는데 매년 상춘객 1백만명이 몰려 장관을 이룬다. 특히 월명공설운동장은 호남벌 벚꽃터널 군산쪽 종점으로 시민걷기대회.인기가수초청공연.벚꽃아가씨선발등 문화.체육행사와 풍물거리가 한달내 성황을 이뤄 국내 최대 벚꽃놀이터로 이름높다.
월명공설운동장앞 송수관공사는 내년초부터 하루 15만t의 용수공급을 위해 금강호~내초동 국가공단까지25.8㎞의 공사구간중 일부로 올해말 전구간 완공예정으로 89년 착공했으나 그동안 늑장을 부리다 뒤늦게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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