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르완다자원봉사단 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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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금 아프리카 르완다 주변 4개국 난민촌에선 하루 수백명의 어린이가 숨져가고 있다.콜레라.이질.장티푸스가 창궐하고 있지만의사.방역진.의료품 모두 모자라는 실정이다.이 시점에서 어제 있은 르완다 난민돕기 발대식은 우리 자원봉사 元 年의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보통의 경우 자원봉사는 物的봉사와 人的봉사로 나뉜다.돈이나 물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봉사와 몸으로 나서서 남을 돕는 봉사방식이다.봉사의 기초가 되고 시작이 되는 이 단계를 넘어서면 보다 전문적이고 보다 숭고한 정신력을 요구하는 봉사로 한차원 높은 봉사를 하게 된다.자신들의 생업마저 중단하고 팔을 걷고 나서며,몸의 일부인 자신의 臟器를 남을 위해 바치는 숭고한정신세계로까지 승화된다.
르완다 난민돕기 발대식은 인적.물적 봉사에 숭고한 정신력까지갖춘 순수 민간단체가 국제기구와 제휴해 벌이는 새로운 모습의 봉사단의 출발을 뜻한다.단순히 구호성금만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의사.간호사등 전문인력이 史上 처음으로 유엔의 국제기아대책기구와 함께 벌이는 전문적 자원봉사단이다.漢陽大 의료팀과 국제기아대책기구 소속 의료진은 자신들의 생업을 잠시 중단하고 이웃돕기의 실천적 국제화에 기꺼이 참여한 것이다.6.25전쟁후 받기만해왔던 受惠國의 찌들고 움츠렸던 자세에서 이젠 세계의 불우한 이웃을 돕는다는 활기차고 당당한 자세로의 변모다.
물론 이밖에도 자원봉사자 전원의 항공권을 제공한 항공사나,봉사단에 협찬금을 낸 은행이나,의약품을 다량 제공한 제약회사의 헌신적 도움이 있었기에 이 봉사단의 출발은 가능했을 것이다.十匙一飯,한 숟갈의 정성이 큰 희망을 안겨주는 봉사 의 꽃이다.
서로가 낸 작은 성금과 작은 참여가 큰 성금,큰 보람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이번 르완다 난민돕기 발대에서 보고 있다.나누는 기쁨 베푸는 보람의 자원봉사 정신이 보다 깊고 넓게 확산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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