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호의실전당구>연달아치기 의식치 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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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당구공 1개 사이를 조심하라.』 공 하나하나에 울고 웃는 것이 승부사의 세계지만 현재 세계 3쿠션 최고수중 한명인 토브욤 브롬달(스웨덴)은 당구공 1개 틈새로 무려 4만달러(한화 약3천2백만원)를 날리고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지난 1월 93~94시즌 당구월드컵(BWA) 최종 제6차전인벨기에 겐트월드컵 16강전.독일의 버그만과 맞붙은 브롬달은 평범한 「뒤로 돌리기」3쿠션 하나를 빠뜨리는 바람에 시즌 종합우승과 함께 1위 상금 4만달러를 한국의 李相千( 40.재미교포)에게 헌납해버렸다.
〈포인트〉브롬달은 버그만과의 첫세트를 15대9로 이긴 다음 2세트에서도 14대13으로 앞서 유리한 상황.노련한 브롬달은 포지션 플레이(연달아치기)를 펼친 끝에 도표와 같은 평범한 「뒤로 돌리기」형태를 만들어내 승부를 결정짓는 듯했 다.
그러나 쿠션 세 곳을 맞힌 다음 제2的球를 향해 가던 브롬달의 手球가 아슬아슬하게 코너(B지점)로 빠지면서 브롬달의 불행이 시작됐다.
버그만이 이를 놓칠세라 2개를 연달아 쳐내며 역전승,나머지 세트(5전3선승제)까지 따내 브롬달을 탈락시킨 것이다.
이처럼 브롬달이 어이없는 실수를 한 것은 다음 공격을 예비하는 포지션 플레이를 습관적으로 염두에 뒀기 때문.
A지점으로 手球를 보내 또다른 「뒤로 돌리기」 형태를 만드는것이 포지션 플레이의 정석이지만 뜻밖에 공이 제2的球의 뒤로 빠지는 바람에 승부가 뒤바뀐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엔 포지션 플레이를 의식할 것 없이 애초부터 막바로 B지점을 겨냥해 우선 한점을 먼저 따내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 막판의 승부구에선 포지션 플레이를 과감히 떨쳐버려라.』 브롬달은 결국 당구경기의 이같은 금언을 순간적으로 망각해패배를 자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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