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서울마이홈>1.천안주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최근 수년간의 집값안정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의 영원한 꿈인 「서울에서 내집 마련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번듯하게 내집을 가질때면 나이는 40줄을 넘어 머리에는 벌써 백발이 피기시작한다.눈을 서울 바깥으로 돌려보라.출퇴근에 1시간이상 걸리기는 매한가지라면 굳이 서울만을 고집할 이유도 없다.교통수단에따라 1시간대에 서울 진입이 가능하면서도 집값이 서울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싼 수도권의 유망 신주거지를 앞으로 약 30회에 걸쳐 집중 소개한다.
[편집자 註] 서울 한복판인 을지로에 사무실이 있는 회사원 金성한씨(35)는 겨우 25평의 좁은(?)아파트 하나 제대로 장만하지 못해 허덕이면서도 출퇴근 때마다 교통지옥에 시달리며 굳이 서울에 살고자 하는 직장 동료들이 이젠 딱하게만 여겨진다. 바로 1년전만 해도 그들과 다름없었던 그는 우연히 지방출장차 天安에 들러 보고는 미련없이 서울을 떴다.사무실과 10분 거리인 서울역까지 1시간15분(무궁화호)밖에 걸리지 않는 교통여건,서울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한 집값등을 곰곰 따 져 보고는「삶의 質과 여유」를 선택한 것이다.결혼 6년만에 어렵게 장만한 상계동의 32평 아파트를 1억2천만원에 처분하고 天安의 신시가지인 쌍용지구내 43평형을 1억8백만원(융자 4천만원 포함)에 선착순으로 분양받았다.그 인근의 3 2평 아파트 전세를얻는데 4천만원,이사비용 2백만원을 쓰고도 1천만원이 남았다.
天安驛관계자에 따르면 서울행 아침 6시56분 무궁화(서울역 오전8시10분 도착),7시9분 통일호(同 오전8시29분 도착)는 金씨와 같은 출퇴근족들로 연일 매진이라고 한다.天安시외버스터미널의 아침 고속버스도 붐비기는 마찬가지.오전6 시부터 10~15분 간격으로 있는 우등.일반고속버스의 오전7시10분이전(오전8시30분이전 강남터미널 도착가능 시간대)표는 2~3일 전에 예약을 해야 살 수 있다.天安시외버스터미널 李相權영업과장은『天安에 아파트 건설붐이 일기 시작한 약 2년전부터 서울행 아침 차표의 발매율이 거의 1백%를 유지하고 있다』며『기차.고속버스.자가용을 이용한 서울 출퇴근인구가 약 1천명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중순에 분양을 개시한 천안 청수동 現代아파트 분양사무소 金은정씨도『4순위 신청자중 서울거주자가 늘고 있고 천안거주자의 경우도 연락처는 서울인 경우가 많아 전체적으로는 20~30%가 서울사람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92년1월 부터 현재까지 天安시내에서 사업승인을 받아 건설중인 아파트 물량은 총 35개 단지 1만7천18가구.기존아파트가 총 1만3천1백78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 건설중인 물량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96년까지는 수도권전철이 연장운행되고 2000년에는 경부고속전철이 개통되는등 서울과의 접근성이 갈수록 좋아짐에 따라 신도시를 방불케하는 아파트 건설붐이 불고 있는 것이다.이는 현재 건설중인 35개 단지중 86.7%인 27개 단지 1만4천7백57가구가 서울지역 대형업체 들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데서도 드러난다.또 이달중 충남지역에서 분양예정인 아파트 5천2백43가구중 69.4%인 3천6백40가구가 天安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도이를 입증한다.
단기간에 물량이 집중되다보니 미분양이 급증,올들어 분양된 17개 단지 8천3백42가구중 8월말현재 2천5백79가구가 남아있어 30.9%의 미분양률을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업계에서는 24평형에 2천7백만원(주택기금 1천2백만원포함),32평형 3천만원,44평형 4천만~5천만원의 파격적인 융자조건을 제시하고 있다.5천만~6천만원선이면 최소한 1년내 입주가능한 30~40평형대 아파트를 지금 당장 분양받을 수있다는 얘기다.그러나 수도권전철과 서울까지 30분내 통근이 가능한 경부고속전철이 개통되면 사정이 달라진다.따라서 天安은 최소한 5년앞을 내다보고 투자하기에는 최적지라는 것이 현지 부동산중개업소의 분석이다.
[天安=李光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