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상>하이테크悲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발명왕 에디슨은 電球의 발명자로 곧잘 기억된다.
실제 에디슨의 天才는 모든 전등및 전기적 장치에 전기를 전달하는 그리드(格子)를 발명한 데 있다.이 「하부구조」가 없는 전구는 기술적 장난감에 지나지 않는다.「하이테크만이 살 길」이강조되면서 전통적인 「로테크」(저기술)산업들이 정책의 응달로 밀려나고 있다.「정책적 우대에 비해 빛 좋은 개살구」라는 핀잔도 쏟아진다.
『포천』誌 세계 5백대기업의 이윤율 상위랭킹은 제약과 담배.
식품 일색이다.미국전자산업의 종업원 한 사람당 부가가치는 담배산업의 8분의1이다.잦은 기술혁신에 제품수명과 이윤이 격감하고새 혁신이 스스로의 생명을 축내는 「하이테크 도 산」도 속출한다. 「하이테크의 효과는 간접적」이라고 하이테크 산업계는 해명한다.고기술.고임 직종을 창출해 산업의 기술수준을 끌어올리고 유통과 재고관리 사무자동화,그리고 섬유와 철강.제약등 전통산업의 하이테크化로 여타산업을 살찌운다는 설명이다.하이테 크의 사용자가 산업계라는 점이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한다.「에디슨의 그리드」다.
기술의 우위가 곧 제품의 우위로 이어지지 않는 일부 현실이 하이테크투자를 더욱 궁지로 몰아 넣는다.컬러필름과 자동차.TV. 수정시계는 기술을 개발한 미국보다 이를 모방한 일본이 제품화에 앞섰다.
제철과 항공기.페니실린은 영국서도 개발됐으나 미국과 독일이 상업화를 주도했다.독창적인 기술개발보다 효율적인 제품제조기술이중요하고,따라서 경제학자 윌리엄 바멀(뉴욕大)은 『모방이 혁신보다 더 중요하다』는 주장까지 편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한 컴퓨터 천재가 창설한 벤처기업 「싱킹 머신」의 최근 도산은 「하이테크 아이러니」를 더한다.컴퓨터의 두뇌(프로세서)는 하나고 대형컴퓨터일수록 그 두뇌의크기가 커지는 것이 지금까지의 패러다임이다.한 컴퓨터에 수천개의 두뇌를 연결하고 두뇌들간 소프트웨어 개발경쟁에 다윈式 進化개념을 도입한 새 패러다임이 「싱킹 머신」이다.
「기업은 망해도 기업가는 산다」는 말이 있다.「싱킹 머신」의弔辭는 「기업은 망해도 그 기술은 융성한다」였다.하이테크 엘레지다. 〈本紙 칼럼니스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