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시내버스 위험싣고 달린다 낡은車 많고 정비 시늉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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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정비불량으로 인한 시내버스들의 고장.운행중단 사고가 잇따라 승객불편은 물론 도심 교통체증을 가중시키고 대형사고의 위험이 크다.시내버스의 이같은 운행질서문란,서비스 저하는 만성적인 경영난이 큰원인이지만 행정당국의 무사안일에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실태=9일 오후8시20분쯤 서울동대문구회기동 중랑교 부근에서 금성교통 좌석버스가 정비불량으로 뒷바퀴 나사가 풀려 바퀴가 빠져나오려는 것을 운전사가 가까스로 사전에 감지,차를 멈춰세워 대형참사를 면했다.
사고버스운전사 高모씨(36)는『우리회사 버스만 해도 하루에 몇대가 고장이 나는지 알수 없을정도』라며『특히 브레이크 고장이잦아 차를 몰때마다 아찔한 느낌이 들때가 한두번이 아니다.버스운전사들중 자신이 모는 버스가 안전하다고 생각하 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3일 오후8시45분쯤에는 서울공덕동 공덕시장앞에서 상신교통소속 좌석버스가 전기계통 정비불량으로 불이나 승객 10여명이 긴급 대피하고 인근 교통이 1시간쯤 마비됐었다.
지난달 30일 오후7시쯤에는 서울종로1가에서 S승합소속 시내버스가 정비불량으로 차폭등과 브레이크등이 한꺼번에 꺼진채 달려주변차량들이 놀라 피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교통방송에 따르면 서울시내에서 버스가 운행중 고장났다는 신고는 하루평균 50여건 정도다.그러나 신고가 되지 않은 것까지 추산하면 1백여대쯤은 운행중 고장사고로 길거리에 서있다는 것이교통경찰관들의 분석이다.
◇원인=서울의 시내버스회사 89개업체(버스 8천7백26대)중자체 정비공장을 갖춘 회사는 30%도 안되는 실정이며 대부분의업체들이 예방차원의 안전점검은 고사하고 고장이 나야 정비공장에들어가 대충 손을 보는「땜질식」정비의 악순환을 되풀이 하고있다. 선진운수 영업소장 A씨는『매일 두차례 일일점검을 하도록 돼 있지만 운전사가 점검 책임자로 돼있어 연료와 배터리 이상 유무등 초보적이고 형식적인 점검에 불과할 뿐』이라고 말했다.
시내버스는 수백명의 승객을 싣고 하루평균 6~8회씩 4백㎞ 이상을 달리기 때문에 현행 자동차관리법에 버스는 매일 운행에 나서기전 윤활.냉각.연료장치등 주요부품의 고장여부를 점검 받는일일점검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거의 무시되고 있다.
S운수 운전사 徐모씨(42)는『운전사가 시동을 걸어놓고 타이어를 발로 차보고 대충 버스 아랫부분을 훑어보는 정도가 점검의전부』라고 말했다.
〈表載容.李后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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