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限동력은 가능한가 끊이지않는 특허출원 올들어 16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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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외부로부터 어떠한 힘을 받지 않고도 끊임없이 움직이고,더 나아가 원료를 투입하지 않아도 에너지를 발생시키거나 일을 해낼수 있는 기계는 없을까.』인류의 과학문명 태동 이후 「연금술」(鍊金術)과 더불어 수많은 발명자들에게 「최대의 꿈 」이 돼온「영구기관」(永久機關)을 두고 하는 말이다.둘다 과학적으로 성립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오래전에 판명이 났고,그래서 이제는 『어떤 물체를 金으로 만들겠다』는 사람들이 사라졌지만,「영구기관」만큼은 아직도 끝나지 않는 「시지프스 의 꿈」처럼 수많은 이들의 시도대상이 되고 있다.
실제로 日本의 경우 해마다 50여건 정도가 「영구기관」명목으로 발명특허가 출원되고 있고 국내의 경우도 영구기관과 관련된 특허출원이 지난해 36건,올해 상반기 16건이 각각 출원된 상태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발명의 요건을 갖추기만 하면 신청이 가능한 「특허출원」의 경우일 뿐이고 실제 특허등록과는 거리가 멀다.
특허등록의 2대 요소인 ▲실현가능성과 ▲산업적 이용가능성을 충족치 못할 뿐더러 자연법칙에 위배되기 때문으로,전세계에서 영구기관으로 특허등록을 받은 사례는 단 한건도 없다.
그럼에도 이같은 시도가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특허청 원동기계과 尹正烈심사관은 『영구기관과 관련한 특허출원의 대부분이 중력.부력.자력등과 같은 보존력이 있는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시도되고 있는데,많은 발명자들이 물리학이나 열역학에 관한 지식부족으로 자신의 논리에 대한 함 정을 생각지못하고 영구운동이 가능한 것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예컨대 같은 자극끼리 밀치는 성질을 이용한 영구회전판의 경우 영원히 회전이 될 것 같지만 공기의 저항을 감안해 볼 때 다른 극끼리 잡아 당기는 힘이 더 강해 최초 돌려줄 때의 힘이모두 소모되면 더이상 돌아가지 않게 된다.또 떨어 지는 힘,즉위치에너지를 활용한 해머차의 경우도 쇠공이 젖혀 넘어지면서 발생하는 에너지는 반대쪽 쇠공이 올라가는데 필요한 에너지에 못미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진공상태의 진자 또한 공기저항이 없어 좌우움직임이 바깥상태보다는 오래가겠지만 진자를 매단부분의 마찰때문에 결국 멈추고 만다. 〈그림참조〉 이밖에 수조에서 떨어지는 물로 수차를 돌리고그물을 수차가 다시 위로 퍼올리는 장치나 전동기의 회전력이 발전기를 돌리고 발전기의 전력이 다시 전동기를 돌리는 장치 또한모두 상상의 대상일 뿐이다.
일정한 에너지를 어떤 형태로 바꾸든 그 총량은 일정하기 때문에 無에서 일을 창출해 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며,설사 일을 창출하지 않고 최초의 에너지만을 그대로 간직하며 움직이는 영구운동또한 자연계에서는 마찰.공기저항.熱발산등으로 불 가능한 것이다. 그럼에도 발명가들은 『실제로 입증시켜 보이겠다』며 실물을 제작하려다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보거나 또는 특허등록을 거절한특허청심사관들을 「직무유기」로 고발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지고 있다. 尹심사관은 이와관련,『연금술이 금만들기에는 실패했어도 화학.야금분야발전에 기여 했듯이 영구기관도 기계.물리.열역학의 발전에 기여한 것은 분명하다』며 『하지만 이제는 발명가 개인의시간.경제적 낭비이자 이를 맡아 처리하는 특허청 또 한 행정낭비를 입는 무모한 일일 뿐』이라고 말했다.
〈李孝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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