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기술어디쯤왔나>엘리베이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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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엘리베이터 생산기술의 핵심은 운행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과 안전한 운행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으로 크게 구분된다.
속도경쟁은 일본업체들이 한발 앞서가고 있고 안전운행 시스템 개발은 유럽업체들이 열중하는 추세다.
미쓰비시는 일본 요코하마 랜드마크타워에 분속 7백50m짜리 엘리베이터를 설치했고 히타치는 최근 분속 8백50m인 실험용 엘리베이터를 개발했다.
국내업체중에는 금성산전이 3백50m짜리를 개발,속도경쟁을 선도하고 있다.
스위스 오티스신들러등도 초고속엘리베이터 기술을 갖고 있지만 상용화에 집착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엘리베이터는 얼핏 보면 사각형통에 와이어를 매달아 생산하는,단순한 설비처럼 보이나 2만여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자동차만큼 복잡한 기계다.
특히 엘리베이터 와이어는 통상 최대 적재인원를 합친 무게의 10배수준인 3만~4만㎏의 하중을 견딜수 있도록 설계돼야 하며추락에 대비한 충격방지장치등 13개의 보조장치가 들어있다.
이 가운데는 갑자기 정전이 됐을때 내장된 배터리의 전원을 가동시켜 가장 가까운 층에 엘리베이터가 멈추게 하는 시스템도 있고 탑승시간 동안 주요뉴스를 들려주는 전자장치 장착도 시도되고있다. 최근엔 인공지능방식을 활용해 엘리베이터의 개.폐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점차 보편화되고 있으며 빌딩의 전 엘리베이터를 한곳에서 통합관리하는 시스템기술도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국내 승강기업체들은 엘리베이터의 부품 국산화율을 95%까지 끌어올렸으나 파워트랜지스터등 중앙제어 반도체등은 일본에서 전량수입하는등 주요기술은 대부분 외국업체로부터 들여오는 형편으로 기술자립은 미흡한 상태다.
와이어 없이 직선형모터로 엘리베이터를 운행하는 시스템도 선진외국 업체들과 큰 격차가 있다.
금성산전의 연구개발실 관계자는『생산기술은 선진업체에 근접했으나 운행제어시스템의 핵심부품 국산화는 2000년에 가서야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高允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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