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派 브람스음악제 연다-오늘부터 예술의전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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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해외에서 세계수준의 기량을 떨치고 있는 白建宇.姜東錫.曺永昌.제니퍼高등이 브람스의 음악들로 가을을 여는 음악 퍼레이드를 펼친다.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폭넓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피아노 백건우,세계3대 콩쿠르를 석권하면서 국제적인 스타가 된바이올린 강동석,독일 에센음대 교수로서 빼어난 실력을 과시하고있는 첼로 조영창씨를 비롯,지난 6월 차이코프스키 콩 쿠르에서1등 없는 2위에 입상,세계를 놀라게 한 재미 바이올리니스트 제니퍼高가 나란히 국내 무대에 선다.
이들의 무대는 9월1일부터 4일까지 예술의 전당 음악당에서 열리는「브람스 페스티벌」.
한국 최고의 베테랑 연주자들의 기량을 확인해보는 자리인 한편소식으로만 듣던 제니퍼高의 뛰어난 실력을 한국에서 처음 감상해볼 수 있는 기회다.
금난새 지휘의 코리안 심포니와 수원시립교향악단이 번갈아 연주하는 이번 콘서트는 브람스 교향곡 1~4번을 날짜에 맞춰 한곡씩 선보인다.
또 1일 백건우가 협연하는 피아노 협주곡 1번에 이어 2일 제니퍼高의 바이올린 협주곡 협연,3일 강동석.조영창이 참가하는「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협주곡」,4일 백건우의 피아노 협주곡2번 연주로 펼쳐진다.
신고전주의의 대가 브람스(1833~1897)의 교향곡과 협주곡 전곡을 연주하는 이번 음악 축제는 한 작곡가의 관현악곡만을집중적으로 연주하는 이른바「레퍼토리 연주회」로 국내에서 처음 실현된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일로 평가받고 있다.
낭만의 물결속에서도 고전 음악의 깊이를 꿋꿋이 지켰던 브람스의 힘과 중후함을 만끽하는 이번 음악제는 기획에서부터 연주자와곡목선정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레퍼토리를 연구함으로써 브람스 음악의 총체를 드러내는 시간으로 기대된다.
특히 교향곡 1번은 브람스의 친구인 당대의 지휘자 한스 폰 뵐로가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을 잇는「교향곡 10번」으로 명명한것으로도 잘 알려진 명작이다.
한편 베토벤.멘델스존의 작품과 함께 3대 바이올린협주곡으로 꼽히는 브람스 최고 걸작인 바이올린협주곡을 연주하게 될 제니퍼高는 공연 현장에서 삼성나이세스가 3년간 매년 1만달러씩의 장학금을 전달하게 돼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브람스의 정제된 신고전주의의 단면을 맛볼 수 있는 실내악곡들과 소품들이 제외된 대형관현악곡들로만 짜여 있고 외국에서 주로 활동해온 연주자들이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추기도 쉽지않을 가능성이 있다.
〈蔡奎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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