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있는아침] ‘오가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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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오가혜’-오탁번 (1943~ )

죔죔
고사리 손
눈부신
웨딩 드레스
아빠 눈은
은하수 물결
가혜 눈은
별빛


고사리 손에서 웨딩드레스의 신부로 풀쩍 뛰어오른 외딸 오가혜의 성장을 바라보며 아빠는 눈이 젖는다. 그래 고맙다 딸아 이렇게 잘 자라주어 가슴이 북받친다. 신부가 된 딸의 그 눈부신 황홀과 기쁨을 가리는 눈물을 흘리는 아빠의 모습이 선연하다. 아빠들은 고사리 손이 언제 데이트를 할 예쁜 숙녀가 되나 기다리지만 어느새 훌쩍 자라 신부가 된다. 그리고 아빠를 떠난다. 맘 저리다. 오가혜 아빠.

<신달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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