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앞둔 클린턴 立地-現 성적표 기대치 미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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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오는 11월의 중간선거와 내년의 대통령 재선을 앞두고 있는 빌 클린턴美대통령의 입지는 과연 탄탄한가.
클린턴은 현재 범죄방지법안이 의회를 통과하자마자 보스턴근처 대서양위의 섬 에드가타운으로 날아가 9월초까지 부인 힐러리와 뒤늦은 하계휴가를 즐기고 있으나 속마음은 편치못한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은 전임 대통령들과는 달리 취임초 대외문제에 별 신경을 쓰지 않고 국내현안에 주력해왔다.선거당시 약속한 의료보험의 개혁,복지개선,범죄 퇴치,도로.기술.교육등에의 투자확대등진보적 정책 추진에 힘을 쏟아왔다.그러나 그간의 성적 표는 자신은 물론 미국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가 48회 생일 때 3가지 소원중 첫번째로 꼽았던 범죄방지법안 통과는 美하원에 이어 지난 25일 상원에서도 통과됨으로써이루어졌다.지난 8월초 하원에서 민주당의원이 40명이나 이 법안의 의사진행 표결에 반대해 논의조차 못했던 것 을 감안하면 그로서는 한숨 돌린 셈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더 큰 난제가 쌓여있다.全미국민과 합법적 이주자 모두에게 의료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의료보험제도 개혁안은 벌써 1년째 논란을 거듭하며 당초의 皆보험 방침을 수정,완화했음에도 공화당과 기업측의 반대로 통과여부가 극히 불 투명한 상태다. 국내상황이 어려울 때 미국대통령이 흔히 써먹는 수법이 대외문제에서「한건」하는 것이었다.그러나 대외문제를 자신이 직접 챙기기보다는 외교.안보팀에 위임해온 클린턴으로서는 이 또한 만만찮다.최근 이스라엘-요르단 평화선언을 주선하고 북한 과 핵협상에서 기본적 합의에 도달해 점수를 딴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보스니아 내전,아이티 사태등 해묵은 현안에다 미국의 이해와 직결된 쿠바난민 문제가 새로 터져나와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클린턴은 우유부단해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해 美외교정책을 표류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들어왔다.특히 아이티 난민 수용정책의 변경,對중국 최혜국대우 경신과 인권 연계 방침 철회등 말을 뒤집은 적이 적지 않아 말만 많았지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을 자초해왔다. 이제까지의 시책이「인상적이지 못하다」는 점보다 클린턴의앞날을 더욱 어둡게 하는 것은 그와 관련한 끊임없는 스캔들과 루머다.자신이 출자한 부동산개발회사에 특혜를 주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화이트워터사건,폴라 존스양등이 제기하고 있 는 性희롱 사건등 엉뚱한 문제로 백악관 보좌관들이 골치를 썩이고 있다. 스캔들은 클린턴의 도덕성에 흠집으로 남을 뿐 아니라 그에게인격적 결함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형편이다.
〈郭漢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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