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간 이명박 "과거 - 미래 세력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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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후보(左)가 25일 강재섭 대표와 함께 .국민성공 대장정. 대전·충남대회를 마친 뒤 유관순 추모각 앞에서 만세를 부르고 있다. [천안=조용철 기자]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26일 2박3일 일정으로 충청 지역을 찾았다.

천안 아우내체육관에서 '국민성공 대장정-대전충남대회'를 열고,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12월 19일은 국가의 운명이 갈린다고 생각한다. 과거로 가겠다는 세력과 미래로 가려는 세력의 대결이다. 이분들(대통합민주신당)은 가르고 찢고, 흉보고 남 뒤나 캐고 하는 데 관심을 쏟느라 경제가 얼마나 어려운지 모른다. 우리는 화합하고 통합하고 가자는 것이다. 분열주의자와 화합주의자 누가 이기겠는가."

그는 이 자리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치켜세웠다. 이 후보는 "(경선 후) 당이 깨질 것이라고 기대했던 사람들이 박 전 대표의 말 한마디에 무릎을 탁 치고 '아이고 이제 큰일났다'고 했다"며 "박 전 대표가 훌륭한 정치인의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을 의식한 듯 "서울시장 해 보니 바빠서 남 흉볼 시간이 없더라. 한가한 대통령이 되지 않겠다"는 말도 했다.

강재섭 대표는 보다 직접적으로 "두 번의 대통령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충청인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했다"며 "삼고초려 하는 마음으로 여기 왔다"고 말했다. 또 지난 대선에서 충청권 인심을 잃는 계기가 된 행정수도 이전을 염두에 둔 듯 "지난 7월 착공한 행복도시가 이런 식으로 가면 불행도시가 된다"며 "첨단기업과 과학기술까지 어우러진 진짜 행복도시를 이명박 후보만이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와 강 대표의 이날 발언엔 두 가지 메시지가 담겼다.

우선 '충청권 구애'다. 한나라당은 1997년과 2002년 대선 때 충청 지역에서 패배했다. 범여권은 '호남.충청 연대'를 재건하는 걸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 후보는 서울시장 재임 시절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해 충청 지역의 인심도 잃었다.

충청 지역은 또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세가 강한 곳이기도 하다. 이 후보가 박 전 대표 얘기를 많이 한 이유다.

그는 27일 논산에서 열리는 충남도민체전에 참석한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의 지역구다. 이후 대전과학고에서 과학기술 분야 '타운미팅'을 한 뒤 박 전 대표의 모친인 고 육영수 여사의 옥천 생가에 들를 예정이다.

고정애 기자, 천안=이종찬 기자
사진=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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