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內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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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戰國時代 齊(제)나라 景公(경공)의 명 재상에 晏영(안영)이라는 사람이 있었다.1백50㎝도 안되는 단신이었지만 재능 만큼은 뛰어나 諸侯간에 칭송이 자자했다.
하루는 그가 수레를 타고 출근하던 중 마부의 집을 통과할 즈음 마침 마부의 아내가 문 틈으로 그 광경을 보고는 크게 실망했다.재상인 안영은 겸손한데 말몰이꾼에 불과한 남편은 오히려 득의양양하지 않은가.마부가 퇴근하자 아내는 대뜸 이혼을 요구했다. 『안영은 비록 5척 단구지만 일국의 재상으로 인품은 제후에게까지 알려져 있소.그럼에도 겸손하기 이를데 없는데 당신은 7척 장신으로 남의 마부나 하는 주제에….』 부인의 말에 크게뉘우친 마부는 그날부터 태도를 고쳐 성실하게 일했다.
그러자 갑자기 달라진 태도를 보고 안영이 물었다.마부의 말을듣고 안영은 오히려 크게 감격했다.아내의 충고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받아들여 잘못을 고쳤으니 얼마나 훌륭한 인물인가.안영은 그를 일약 장관으로 발탁했다.
마부인 남편을 일약 장관으로 만들었다면 분명 대단한 內助라 하겠다.그러기 위해선 아내가 현명해야 한다.內助는커녕 不貞으로남편의 앞길을 막고 패가망신까지 하는 아내도 없지 않다.물론 남편도 아내의 충고를 귀담아 들을 줄 아는 현명 함이 요구된다고 하겠다.그러고 보면 內助는 부인만의 노력으로는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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