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오디오>크리폰 프리앰프/레퍼런스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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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최근들어 하이엔드 오디오 세계에서도 판도의 변화가 극심하다.
최정상의 앰프메이커로 군림하던 닐슨 패스의「스레숄드」가 유명무실화되면서 최고급 앰프 부문의 성역도 함께 무너지고 있는듯 하다. 제2의 스레숄드로 비견되는 「제프 롤런드」가 이 성역에도전하는 선두주자다.
또한 합리적이고 정확한 재생음을 추구해온 일본「아큐페이즈」의급성장을 비롯하여 미국의 전통과 매머드 사운드를 내세워 오디오계를 장악해가고 있는「크렐」의 위세 역시 눈에 띄는 새 바람일것이다. 유럽에서는 독일.영국의 관록을 제치고 프랑스.이탈리아등의 도약이 눈에 띄는 바통 터치가 이뤄지는 가운데 고급 오디오 분야에서는 네덜란드의「실텍」.스위스의「골드문트」와 같은 신흥 명가들이 속출하는 형편이다.
덴마크의 「그리폰」은 바로 유럽의 하이엔드를 대변할 수 있는최근의 실세로서 급부상하고 있는 최고급 앰프전문 브랜드로 꼽힌다.미술을 전공한 플레밍 E 라스무센 사장과 업무용 음향전문가인 킴 리스호이에 의해 89년께 설립,불과 5년 여의 짧은 이력밖에는 없지만 잇따라 선보이는 앰프들은 가위 최고의 명품으로불릴만한 모델들이다.
그리폰에서 새롭게 선보이게 된「레퍼런스1」은 사실 자사의 시청실에서 모니터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전혀 제작비용을 생각지 않고 완성도만을 높여서 만들어진 모델이다.
따라서 오디오 앰프로서 사용할 수 있는 최고의 기법과 부품이총동원됐다.8Ω부하시 1백50W의 정격출력을 순 A급으로 지속해내는 탁월한 구동력이 레퍼런스 1의 외형규모를 말해주는데 그리폰 사운드의 진가는 무엇보다 음악적 완성도에 초 점을 맞춘 음질튜닝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하이엔드 오디오가 갖는 부가가치는 어쩌면 단순히 겉으로 드러나는 외형이나 물리적 완성도에 있다기 보다 전적으로 재생음의 품격과 음악적 감성도에 달려있다고 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그러므로 근래 국내 제일의 오디오 메이커인 인켈이 명예를 걸고 완성시킨 국내 유일의 하이엔드 모델,테마가 너무나 제품 외형에만 치장한 감이 짙어 실질적인 재생음 완성도에서는 논란이 있다는 것도 사실은 하이엔드 부가가치에 대한 판단 착오 때문이아닌가 싶다.
그리폰 레퍼런스 1은 이런 점에서 거의 완벽을 추구하고 있어치밀하고 순수한 해상력을 가지면서도 음악적인 따뜻함과 낭만적인감성을 잃지 않는 하이엔드다운 품격과 가치를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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