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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타버린 이민 26년' 중앙일보 사진 보고 '앗 내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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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중앙 "26년간의 이민 생활이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됐습니다…."

6년전 구입한 샌디에이고 소재 75만달러 상당의 주택을 화재로 잃은 조성호(54).수지(49)씨 부부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경찰의 소개령으로 집을 떠났다가 발렌시아에 있는 언니 집으로 올때만 해도 우리 집은 무사한 줄 알았는데 24일 오전 중앙일보 1면에 난 사진을 보고서야 집이 전소된 사실을 알았어요."

샌디에이고 산불로 친척집에 머물고 있는 조성호(54).수지(49)씨 부부와 딸 애니가 24일 오후 본지 1면에 실린 잿더미로 변한 집을 보며 허탈해 하고 있다. 〈백종춘 기자>

그 사진에는 조씨 가족의 행복한 보금자리였던 집은 없고 검게 그을린 건물 잔해만 남아 있었다.

조씨 부부가 21일 오후 에스콘디도에서 운영하는 스무디 샵에서 일을 마치고 포웨이에 있는 집(17988 Aguamiel Rd.) 동네로 들어서자 집에서는 상당히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산불로 연기가 가득하고 타는 냄새가 심하게 났다.

조씨 부부는 지난 2003년 발생한 산불 때에도 이 지역은 별다른 피해가 없어 환풍기를 틀어놓고 잠을 청했다. 하지만 새벽 4시쯤 되자 소방차와 경찰차량이 왔다갔다 하며 방송을 통해 대피할 것을 지시했다.

조씨 부부와 딸 애니(18)양은 놀라 집밖으로 뛰어나와보니 150미터쯤 떨어진 같은 동네 주택에서 이미 불길이 솟는가 하면 집 뒤편 공원에까지 불이 붙은 상태였다.

조씨 부부는 가재 도구도 몇번 집었다 놨다 했지만 '생명이 먼저'라는 생각에 속옷조차 챙기지 못하고 딸은 파자마만을 입은채 기르던 강아지와 시민권 증서 자녀 출생증명서만을 들고 집을 빠져 나왔다.

하루를 샌디에이고에 있는 친척집에서 머문 조씨 가족은 23일 발렌시아에 사는 처형 집으로 오는 길에 LA에 들러 속옷 몇벌 구입한 것이 현재 가진 전재산이다.

“25일부터는 가게가 있는 샤핑몰도 오픈을 한다니 샌디에이고로 내려가야 겠지만 앞으로 어떻게 지내야 할지 지금은 막막할 뿐 아무 생각도 없습니다. 그나마 가족들이 다치지 않은게 천만다행이지요.”

당장 애니 양의 옷과 속옷이라도 구입해야 한다는 조씨 부부는 보험에 가입돼 있어 그나마 위안을 삼고 있지만 보험사에서 과연 얼마나 보상해 줄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조씨 부부는 하지만 “어차피 불탄 집을 어쩌겠느냐”며 “집을 다시 짓는 동안 고생은 되겠지만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버텨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조씨 부부는 지난 81년 뉴욕으로 이민해 비즈니스를 하며 생활하다 미국에서 환경 변화를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9.11테러 발생 3개월전인 지난 2001년 6월 샌디에이고로 이주해 생활하고 있다.

샌디에이고=박상우·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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