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골퍼 드라이버, 뒷바람·내리막·허풍 … 거품 뺐더니 215야드 넘기면 장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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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장타는 모든 골퍼의 꿈이다. 주말 골퍼들도 예외는 아니다. 드라이버를 잡고 250~260야드 정도는 쉽게 날려보낸다는 주말 골퍼가 적지 않다. 300야드를 날린다는 사람도 있다. 230야드 정도는 '짤순이(드라이브샷 거리가 짧은 골퍼)'라고 비웃기도 한다. 정말 그럴까.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이 올해 3월부터 5개월에 걸쳐 이 골프장을 찾은 아마추어 골퍼 2만940명을 대상으로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를 조사했더니 남자는 215야드, 여자는 178야드로 나타났다. '쳤다 하면 300야드는 기본'이라는 말은 뒷바람이 불거나 내리막 경사에서 잘 맞은 샷에다 허풍이 보태진 결과임이 입증된 것이다. 340야드 파4 홀에서 드라이브샷이 잘 맞았는데 "남은 거리가 140야드"라는 '황당한' 말을 들은 적이 있더라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주말 골퍼들은 연습장이나 필드에서 가장 잘 맞은 샷 거리를 자신의 샷 거리로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공을 스위트스폿(드라이버 헤드의 중심부분)에 정확하게 맞히는 경우가 드문 데다 코스 상태에 따라 거리가 들쭉날쭉하게 마련이다.

더구나 미터와 야드가 혼용되는 국내 골프장 특성상 실제보다 먼 거리를 보낸 것처럼 착각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250야드를 날렸다고 생각해도 실제로는 210~230야드인 경우가 다반사라는 이야기다. 이제부터는 자신의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가 215야드 이상이면 '장타자'라는 말을 들어도 된다.

그렇다면 미국 아마추어 골퍼들의 드라이브샷 평균 거리는 얼마나 될까. 한국인보다 평균 체격이 큰 미국인들의 거리가 더 나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2005년 미국골프재단(NGF)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국 남자 골퍼의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는 200야드다. 국내 골퍼에 비해 오히려 평균 15야드가 짧다. 스카이72 골프장 관계자는 "국내 주말 골퍼들은 샷 거리를 특히 중시하기 때문에 캐디들이 후하게 거리를 불러주는 경우도 잦다"고 말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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