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민사고 합격자를 분석하니…영재판별검사 비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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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학년도 민족사관고 최종합격자 154명이 확정됐다. 올해 입시에서는 지역균형선발 원칙(정원의 50% 이내 우선선발)이 엄격히 적용됐다. 민사고가 올해는 무계열로 신입생을 선발한데다 예년 영어·수학 교과 등 학력 중심으로 치러지던 면접을 인성 중심으로 변화시킴에 따라 “영재판별검사가 당락을 좌우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08학년도 민사고 입시 특징을 살펴봤다.

■ 지역균형선발 엄격 적용
올해 민사고 지원생은 570명이었다. 모집정원의 2배수인 310명이 서류전형을 통과했다. 올해부터 지역균형선발 원칙이 적용되면서 내신·영어공인점수·민사고 수학경시대회 등급·국어능력시험 등급·수상실적 등 객관적 성적이 비슷할 경우 서울·경기지역 출신이 상대적으로 불리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서울·경기지역 출신이 민사고 합격자의 80%를 차지했지만 올해 서울지역 합격자수는 76명에서 54명(35.1%)으로 22명 감소했다. 경기지역 역시 지난해 49명에서 올해는 42명(27.3%)으로 줄었다.
상대적으로 인천·전남·전북·경남·광주·충남·충북 등 비수도권 지역에서 3~5명의 고른 합격자를 냈다.<표1>
 
■서류전형 IBT 평균점수 높아져
일반계열과 국제계열로 이원화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기존 방식을 깨고, 올해는 무계열로 학생을 선발했다. 서류전형에서 토플 성적이 중요한 평가요소로 작용됐다. 지난해 서류전형 합격자의 경우 IBT 평균점수가 98점이었지만 올해는 108점이었다. TEPS도 850점 이상이어야 합격이 가능했다.
 서울·경기지역 출신 서류전형 합격자 대부분이 민사고 수학경시대회 4등급 이상이었다. 그러나 지역균형선발 때문에 비수도권 출신의 경우에는 6등급 이하 학생도 합격할 수 있었다. 또 합격자의 상당수가 민사고 주최 토론대회(우리말 토론대회·영어 토론대회·우리역사 바로알기), 수학·물리·화학·생물·천문 올림피아드 수상자였다. <표2>
 
■ 영재판별검사, 단순 반복·암기식 학습 안통해
# 언어영역= 대체로 논제파악은 용이했다. 특이한 점은 빈칸 채우기와 영어작문이 통합된 형태의 문제가 나왔다. 특히 60개의 빈칸을 채워야 하는 문제는 수험생들을 당황시켰다.
2009 민사고 입시에서도 이런 출제경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파인만학원·크라센어학원 김범 대표는 “민사고를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반복·암기식 학습보다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문제를 다뤄봐야 한다”며 “문맥을 통해 단어를 추론할 수 있는 능력과 특정 사실이나 견해를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능력, 철학적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사회영역= 크게 까다로운 문제는 출제되지 않았다. 제시문의 난이도가 평이한 수준이었으며, 지난해와 같이 과도한 분량을 요구하지 않았다. 또 중학교 사회 교과서에 기초한 제시문이 출제됐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비교적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4번 문항의 경우 제시문을 읽고, 그것을 바탕으로 글을 전개할 수 있는 능력을 물었기 때문에 제시문 독해능력 및 사고력, 글쓰기 능력이 모두 갖춰져 있어야 해결 가능했다.
 
# 수리영역= 전형적인 경시유형의 문제가 많이 출제되면서 체감난이도는 낮았다. 그러나 수험생들은 “수학적 증명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출제돼풀이과정을 정확히 서술하기는 쉽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출제영역은 대수·정수·기하·조합 4개 분야에서 한문제씩 출제됐으며, 증명문제에 대한 훈련을 많이 해왔던 학생들에게 유리했다.

# 과학영역= 물리 실험설계(30점)·창의사고력(20점)·지구과학과 환경(50점) 문제가 출제됐다. 예년까지 출제빈도가 높았던 생물·화학 문제는 출제되지 않았다. 탐구력 중심의 실험설계 경험을 하거나 과학상식이 풍부한 학생들이 완성도 있는 답안을 작성할 수 있었다.
실례로 지구온난화 문제는 학생들에게 익숙한 문제였지만 현상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요구하는 문제여서 단순 현상만을 공부한 수험생들은 좋은 답안을 쓸 수 없었다. 김범 대표는 “각 과목의 주요 내용을 단순 암기하기 보다는 원리를 이해하고, 실생활과 연결시켜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최석호 기자 bully21@joongang.co.kr
사진=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ok76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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