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국타개위한 공세적 양보-현대重 직장폐쇄 철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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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현대중공업이 직장폐쇄조치를 전격적으로 철회한 것은 조업중단이장기화된데 따른 피해를 더이상 감수할 수 없는데다 노조와의 교섭에서 주도권을 잡기위한 고육지책으로 받아들여진다.
회사측이 하루전까지도 노조에 대해『파업철회와 직장폐쇄조치를 동시에 취하자』는 카드를 제시했고 이에대해 노조가『먼저 직장폐쇄를 철회하라』고 맞서왔던 점에 비춰볼때 이번 조치는 회사측의절박한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다.
회사측은 6월24일부터 계속된 분규로 4천2백89억원의 매출손실과 2억8천9백만달러의 수출피해,납품중단으로 인한 2천여 협력업체의 1천4백여억원에 이르는 피해,수주감소와 명예실추등 엄청난 피해를 감수해왔다.
여기에 정부가 긴급조정권발동.공권력투입등 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거듭 확인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모종의 돌파구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회사측의 직장폐쇄철회조치에 대해 스스로 협상의 걸림돌을 제거하고 사태해결의 중대한 돌파구를 연 결단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처럼 회사가 한걸음 먼저 양보안을 내놓아 여론의 지지를 받게됨으로써 무노동무임금의 적용으로 인해 곤경에 처한 노조측도 사태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노동부는 金正國사장의 기자회견내용이 알려진 직후 李甲用노조위원장이『18일부터 정상조업에 들어가겠다』고 즉각 반응을 보인 대목(나중에 쟁대위에서 묵살됐지만)을 주목하고 있다.그러나 사태의 최종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아 직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노조측은 파업기간중 무노동무임금원칙의 적용으로 인한 조합원 임금손실보전과 불법행위자에 대한 고소.고발조치철회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부는 이는 결코 협상의 대상이 될수 없다고 못박고있고 회사측도 같은 입장이어서 협상은 당분간 난항을 겪을 수 밖에 없다.
회사측의 직장폐쇄조치철회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파업을 계속하고기대한 만큼의 수자가 조업에 참가하지 않아 사태가 혼미상태에 빠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상정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달 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한 조합원들이 정상조업을강력히 희망하고 있고 노조집행부의 장기파업에 반발하는 분위기가확산되고 있어 회사측이 노조에 적절한 명분만 제공하면 노조의 파업철회선언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 이다.
이에따라 미타결 26개조항가운데 노조의 인사경영권참여를 제외한 산재예방대책,시급제의 월급제전환등의 핵심요구사항을 회사측이수용할 경우 의외로 쉽게 타결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李夏慶.黃善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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