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한방 의료장비 가득 … 무료 검진도 받아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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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에서 전시된 약재를 무료로 가져가기 위해 포장하고 있는 관람객들. 사진은 지난해 열린 한의학 박람회.

‘한의학의 과학화·정보화·산업화’. 올해로 9회째를 맞은 한의학 국제박람회(EXOM 2007)의 슬로건이다. 이달 25일부터 4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EXOM 2007을 미리 가봤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코엑스 3층에 올라가면 한의학 국제박람회 행사장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한약재의 은근한 냄새가 분위기를 북돋운다. 쉼터 같이 편안한 느낌이다. 눈을 돌리자 현대화된 한방 의료장비가 펼쳐진다. ‘한방 맞아?’ ‘한방에서도 이런 첨단 장비를 사용하나?’

 ◆‘한방 의료 장비=침·뜸’ 정도를 떠올리는 사람이라면 여기서 한방 과학화·산업화의 현주소를 실감할 것이다. 혈압·체지방 측정기 등 기본적인 장비는 물론 전신체열 측정기·성장판 측정기·순환기 질환 검사 장비(피 한 방울이면 검사 가능)·스트레스 진단기·홍체용 진단카메라·체성분 분석기·근육이완 자극기·저주파 치료기·뇌혈류 진단기·동맥경화 진단기 등 다양한 장비가 방문객을 기다린다. 행사장은 한방 건강체험관·한방 의료기기관·한방 건강용품관·지자체 특산품관·기능성 식품관 등 5개 주제관으로 나뉘어진다.

 ◆한방 건강체험관=행사장 입구 바로 옆에 자리 잡았다. 국내 유명 한방 병·의원 10여 곳이 참여한 이곳에선 무료 진료·검사가 실시된다. 이를 위해 골밀도 진단기·체성분 분석기·두피진단 장비 등이 쉼없이 가동된다. 단순히 진단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한의사와의 전문적인 무료 상담도 이뤄진다.

 한방 병·의원에 가서 받으려면 수만원에서 수십만원의 비용을 들여야 하는 고가의 검사들이 여기선 모두 무료다. 따라서 이곳은 박람회 기간 내내 초만원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공짜로 이만한 검사를 받으려면 남보다 일찍 와서 줄을 서야 할 것 같다. 지난해의 경우 행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미리 와서 몇 시간씩 대기한 관람객도 적지 않았다.

 ◆한방 의료기기관=골밀도 측정기·성장판 측정기·체성분 분석기·스트레스 진단기 등 각종 한방 기기가 전시돼 있다. 이 장비들의 시술법도 시범 실시된다. 약탕기·부황·뜸 등의 전시·판매도 이뤄진다.

 ◆한방 건강용품관=반신욕기·족욕기·안마기·진동운동기 등이 전시돼 있다. 무료 체험과 구입도 가능하다. 50곳 이상의 업체가 참여했다.

 ◆지차체 특산품관=인삼·송이버섯·녹용·알로에·감귤 등 전국 8개 시·도에서 직접 생산된 식품·한약재가 전시된다. 고향의 정취가 느껴지는 지역 특산품을 직접 보고 살 수 있는 곳이다.

 ◆기능성 식품관=행사장을 돌다 조금 피곤하다고 느껴지면 이곳을 찾아보자. 무료로 제공되는 음료를 마시면서 잠시 피로를 풀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에 관심이 있다면 여기서 관련 업체들의 자사 제품 설명을 잘 들어두는 것이 좋다. 이곳에선 동의보감 만들기·기능성 한방차(쌍화차·총명차 등) 마시기·색채 치유 체험 등 이벤트도 함께 펼쳐진다.

  ◆한방 명의들의 건강 강좌=행사장에선 전문인을 위한 국제 학술세미나가 26일부터 2일간 콘퍼런스 센터에서 열린다. 주제는 한약 제제의 표준화와 제조법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한방 명의들의 다양한 건강 강좌도 진행된다. 27일엔 오전 11시부터 대서양홀 전시관에서 수험생 건강법을 시작으로 중풍·두통·우울증·화병·당뇨병의 한방 예방·치료법 강의가 펼쳐진다. 28일엔 오후 1시부터 대서양홀 전시관에서 손에 색을 칠해서 통증에서 벗어나는 법과 자녀의 키를 키우는 법 등 한방 비법이 공개된다.

 ◆다양한 이벤트·경품행사=관람객의 눈·귀·입을 즐겁게 하는 이벤트도 마련돼 있다. 약초·생약·광물의 전시와 아로마테라피 체험과 더불어 한방 초콜릿 먹기·숙취 해소를 돕는 아이스크림 시식하기 등이다. 운이 좋으면 진동 마사지 의자·반신욕기 등 경품 행운도 잡을 수 있다.

박태균 기자

 ◆도움말:경희대 한의학연구소 고성규 교수, 한국생약협회 노봉래 사무총장, 한의사협회 최형일 사무총장

놓치면 후회하는 ‘베스트 5’

 이번 한의학국제박람회에서 절대 지나치지 말아야 할 곳은 경희대 한의대·경희의료원 한방병원·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이 제공하는 5개 주제관이다. 가장 먼저 들려야 할 곳은 홍보관. 여기선 병원 동영상과 안내 팸플릿이 제공된다. 쌍화차·원기 생맥산의 시음 기회도 주어진다. 특히 한의대 진학을 원하는 자녀를 둔 부모는 시간을 내어 방문해 볼 만하다.

 두 번째는 중풍 예방 클리닉. 평소 뇌졸중(중풍) 발생 위험이 있다고 느끼는 중·노년층이 관심을 가질 만한 곳이다. 이곳을 찾은 사람은 중풍 문진표를 직접 작성해야 한다. 한의사와의 상담과 혈맥 어혈검사가 이어진다. 검사 후엔 중풍의 예방·치료법이 제공된다. 한방에서 중풍의 위험도 평가는 뇌혈류 초음파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김성수 경희대 한방병원장은 “뇌혈류 초음파 검사는 뇌혈관 내 혈류의 속도·방향 등을 초음파를 통해 직접 관찰, 뇌혈관이 좁아진 정도·뇌혈관의 경련·동정맥 기형 등을 평가할 수 있는 검사”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중풍 위험은 물론 두통·어지럼증의 원인도 확인 가능하다.

 세 번째는 관절염(봉독요법) 클리닉. 이곳에선 관절초음파 기기를 이용한 관절염 진단이 이뤄진다. 관절염으로 확인되면 봉독 약침 치료·관절염 관리교육이 제공된다.
 네 번째는 알레르기 및 호흡기질환 클리닉. 폐기능 검사기를 이용한 폐기능 측정과 비경검사를 통한 이비인후과 질환 진단이 선행된다. 문제가 발견된 관람객에겐 진액요법(아로마치료법) 체험 기회가 주어진다. 천식과 감기 환자에겐 청인 트로키가 제공된다.

 다섯 번째는 사상체질과 대사증후군 클리닉. 3차원 안면 진단기기를 통한 체질 진단이 실시된다. 체질별 안면의 형상이 전시돼 자신의 얼굴이 어떤 체질에 해당하는지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붉은색만 봐도 답답한 심장이 확~
이색 건강강좌 ‘색깔 치료’

‘손에 색칠만 해도 통증이 사라진다’. 이번 박람회에서 이뤄지는 건강강좌의 한 테마다.

 이 강좌를 맡은 경기대 대체의학대학원 박광수 교수는 “침으로 경혈을 자극하듯 몸의 특정 부위에 색을 칠하거나 색깔 테이핑을 하면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심장이 아플 때 붉은색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스트레스를 느끼게 된다”며 “이때 심장 부위에 초록색을 칠하거나 초록 테이핑을 하면 심장에서 소통이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붉은 신호등이 푸른 신호등으로 바뀔 때와 마찬가지로 심장의 혈행이 뚫리게 된다는 것.
 심장 대신 가운데 손가락에 초록색을 칠하는 것도 같은 효과란다. 수지침 이론상 장지에 심장의 상응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 치료법에선 담즙의 색이 초록색인 것도 활용된다. 담석증 환자의 간 경락에 초록색을 칠하거나 초록 테이핑을 하면 쓸개 기능이 왕성해져 담석증이 한결 가벼워진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색채 치유의 기본 원리는 인도의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 의학에 근거한다.

 이번 박람회에선 얼굴만으로 병을 감별하는 방법도 소개된다. 이를 한방에선 사진법(四診法)이라 한다. 망문문절(望問聞切)이란 뜻이다.

 눈으로 보고, 물어 보고, 귀로 소리를 들어보고, 손으로 만져서 진단하는 것이다. 먼저 눈으로 보는 망진(望診)을 통해 얼굴색·피부의 윤기·정신 상태·몸 전체와 각 부위의 모양을 살핀다. 얼굴색은 질병의 성질을 나타낸다. 피부의 광택 유무는 내장 기능의 상태를 반영한다.

 광택이 나면 내장 기능이 원활하고 광택이 없으면 정체돼 있다는 것. 피부의 광택은 질병의 경중과 예후를 판단하는 데 중요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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