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리프트&클린 룰’ 에 울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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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1라운드에서 함께 플레이한 로레나 오초아·박세리·내털리 걸비스 조에는 수많은 갤러리가 따라다녔다. 박세리가 9번 홀에서 구름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바비인형.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미녀스타 걸비스의 티샷. [경주=연합뉴스]

LPGA투어 명예의 전당 멤버인 박세리(CJ)와 세계랭킹 1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19일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 골프장(파72·6270야드)에서 개막한 LPGA투어 하나은행-코오롱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맞대결을 벌였다. 첫날 결과는 무승부. 두 선수는 나란히 이븐파 공동 7위에 올랐다.

 성적은 같았지만 표정은 대조적이었다. 버디 3개에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를 기록한 박세리는 불만 어린 기색이 역력한 반면 버디와 보기 3개씩 맞바꾼 오초아는 그런대로 만족한 표정이었다.

박세리는 ‘리프트&클린 룰(Lift&Clean Rule)’에 울어야 했다. 경주에는 전날 많은 비가 내렸다. 주최 측은 1라운드에서 페어웨이와 그린에지에 한해 진흙이 묻은 공을 집어서 닦을 수 있도록 했다.

오초아가 9번 홀 퍼트를 성공한 뒤 손을 들어 갤러리에게 인사하고 있다. [경주=뉴시스]

16번 홀까지 2언더파로 순항하던 박세리는 17번 홀(파4·316야드)에서 더블보기를 했다. 티샷이 페어웨이 오른쪽의 나무 밑으로 들어가 레이업을 한 상황까지는 괜찮았다. 그런데 세 번째 샷이 그린 앞 러프에 떨어지면서 문제가 커졌다. 페어웨이라고 생각한 박세리는 무심코 공을 집어 닦았다가 1벌타를 받았다. 러프 지역이기 때문에 공을 집어선 안 된다는 LPGA 경기위원의 유권해석이었다. 표정이 굳어진 박세리는 결국 5타 만에 온그린했고, 더블보기로 홀아웃했다.

오초아는 낯선 골프장에서 고전했지만 고비 때마다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15번 홀(파3)에선 티샷한 공이 연못에 50㎝ 못 미친 해저드 지역에 떨어졌으나 환상적인 칩샷으로 홀 60㎝ 거리에 붙여 파세이브를 했다. 16번 홀(파5)에선 언덕 러프를 전전하다 4타 만에 온그린하고도 20m짜리 파퍼트를 성공시켜 갤러리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미나(KTF)와 수잔 페테르손(스웨덴)이 3언더파 공동선두에 올랐고, 국내에서 시즌 7승을 거둔 신지애(하이마트)는 1오버파(보기 3, 버디 2) 공동 13위로 출발했다. 내털리 걸비스(미국)는 4오버파 공동 40위.

  정제원 기자

◆리프트&클린(Lift&Clean)룰=공을 집어 올려 닦은 뒤 리플레이스하고 샷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규칙. 우천으로 지면이 젖어 있어 정상적인 플레이가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경기위원이 로컬 룰로 적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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