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공공디자인 대상 '소프트 서울' 프로젝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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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2007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심사위원 자격으로 방한한 랄프 비그만 독일 IF디자인센터 원장과 프리츠 프렝클러 뮌헨공대 교수, 하인리히 간제포르트 독일 전략마케팅연구소장(사진 왼쪽부터).

'2007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대상' 수상작으로 서울시의 '소프트 서울(SOFT SEOUL)' 프로젝트가 18일 선정됐다. 한국공공디자인학회(회장 권영걸)와 국회 공공디자인문화포럼(공동대표 박찬숙 의원)이 공동 주관하는 이번 대회에서 서울시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에 뽑혔다.

이번 대회 공동 심사위원장으로 초청돼 한국을 찾은 랄프 비그만 독일 IF디자인센터 원장은 "서울시의 프로젝트는 공공디자인 개념의 핵심인 비움과 통합, 더불어 사는 사회의 비전을 충실히 소화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소프트 서울' 프로젝트는 올해 4월 권영걸 회장이 서울시 디자인총괄본부장(부시장급)으로 발탁되면서 시작됐다. 권 본부장은 지난해 7월부터 본지에 '공공디자인 산책' 칼럼을 연재해 공공디자인 바람을 일으켰다. 그는 취임 후 "건설과 산업 중심의 도시, 자동차 위주의 '하드 시티'를 문화와 예술의 도시, 보행자 중심의 '소프트 시티'로 완전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했다.

먼저 서울색과 서울서체 등 서울의 상징을 체계적으로 통일하는 작업에 나섰다. 거리의 간판을 깔끔하게 정돈하는 게 도시 미관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보고 거리마다 특색 있는 간판을 내거는 계획을 세웠다. 자치구마다 거리 한 곳씩을 시범 지정해 새롭게 리모델링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권 본부장은 "내년에는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가시적 성과들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우수상에는 부산시 중구청의 '아름답고 활기찬 광복로 가꾸기' 등 5개 프로젝트가 뽑혔다. 경기도 파주시의 '고품격 도시미관 조성사업' 등 12개 프로젝트는 우수상에 선정됐다. 이번 대회는 올해가 2회째로, 지난해에는 서울시의 '청계천 복원사업'이 대상을 받았다. 수상작은 본지 후원으로 코엑스에서 열리는 '2007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엑스포'에서 20일까지 전시된다.

주최 측은 60여 개 지자체와 기업들이 참가한 이번 대회의 심사위원으로 독일의 공공디자인 전문가 3명을 특별 초청했다. 이들은 출품작에 대해 "아이디어가 하나같이 매우 창의적이고 실현 가능성도 컸다"며 "한국의 공공디자인 수준이 이렇게 높을 줄 미처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비그만 원장=공공디자인의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유럽에서도 이런 대규모 행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앞으로 한국의 발전상을 유심히 지켜보겠다. 공공디자인은 단편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도시 전체를 새롭게 디자인한다는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 지자체들의 열성과 의지는 매우 긍정적이다.

▶프리츠 프렝클러 뮌헨공대 산업디자인학과 교수=여러 지자체가 돈벌이 차원이 아니라 진정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감명받았다. 거리의 간판과 광고를 정비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공디자인의 바람직한 모델을 제시하는 데 언론의 역할이 크다.

▶하인리히 간제포르트 전략마케팅연구소장=유럽은 오랜 기간을 거치면서 조금씩 공공디자인의 개념을 발전시켜 왔다. 한국이 유럽 여러 도시들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려고 조바심을 내면 되레 부작용만 낳을 수 있다.

박신홍 기자

◆독일 IF디자인센터=세계 3대 디자인 인증기관이자 세계적 권위의 'IF 디자인상'을 주관하는 공공디자인 전문 연구소. 올해 IF 디자인상 수상작들이 이번 엑스포에서 특별 전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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