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만명분 224억어치 히로뽕 중국 → 한국 → 일본 '3각 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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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2만여 명이 일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의 마약을 중국에서 들여와 국내와 일본에 유통시킨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해수)는 17일 중국에서 6.74㎏의 히로뽕을 밀반입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김모(71)씨 등 6명을 구속하고 5명을 수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6월까지 일곱 차례에 걸쳐 중국 다롄(大連) 등지에서 보따리상을 이용해 국내로 마약을 들여온 뒤 대부분을 일본으로 빼돌려 야쿠자 조직에 판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주범 김씨는 국내에서 히로뽕 제조의 '최고수'로 그동안 일곱 차례 적발돼 22년을 교도소에서 복역했으며, 히로뽕 6.74㎏은 거래 가격이 224억원가량이라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중국에서 직접 일본으로 마약을 밀반입하면 일본 공항.항만에서 적발될 우려가 있자 한국을 거쳐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에서는 최근 한국인이 마약을 들여온 사례가 드물어 한국인 입국 시의 마약 단속이 크게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인스턴트 밥 제품의 밑에 마약 봉지를 넣고 그 위를 밥으로 덮거나 꿀.참기름 박스 안에 마약을 넣은 뒤 보따리상에 맡기는 수법으로 마약을 운반했다. 주로 인천항으로 들어온 마약은 부산을 거쳐 일본 오사카로 다시 보내진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일본으로 반입된 마약은 일본 야쿠자의 최대 조직인 야마구치파(山口祖)에 의해 유통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에서의 유통 과정은 일본 수사당국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사건과는 별도로 최근 히로뽕을 투약한 혐의로 가수 이모(33)씨를 구속하고 그와 함께 세 차례에 걸쳐 마약을 투약한 모델 정모(여.25)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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