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과학공원 기술과 정보 그리고 환경의 미술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 ○… ○… ○… ○… ○… ○… ○… ○… ○… 현대 과학문명시대에 예술과 과학의 관계는 어떻게 정립될수 있는가.엑스포 과학공원으로 개칭돼 재개장한 대전 엑스포 전시장 내의 재생조형관이 조형예술전시 전문공간으로 모습을 바꿔 첫번째로『기술과 정보 그리고 환경의 미술전』을 개최했다 .지난 7일부터 1년 예정으로 열리는 이 전시는「첨단과학과 자원재활용」이란 엑스포 정신을 반영하면서 현대미술에서 가장 논의가 많은 예술과 과학의 관계를 검증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 …○ …○ …○ …○ …○ …○ …○ …○ …○ 미술평론가 李龍雨씨(고려대교수)가 예술과 과학의 관계 검증을 테마로기획한 이 전시의 특징은 첨단과학.기술이 탄성을 자아낼만큼 교묘하고 장대할수록 상대적으로 허전함과 박탈감을 느끼는 인간의 태도와 감성에서 현대예술의 존재근거를 찾 고 나아가 예술과 과학에 타협의 여지가 있음을 보여준데 있다.
『현대문명 속에서 예술은 기술과 정보,그리고 환경의 질적 내용을 이루는 소프트웨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하는 李씨는 자신이 선정한 12명의 작가 작품을 통해 현대과학.기술을 직접 차용하고 역설적으로 인용하면서 예술과 과학의 관계 가 비록 대등하지는 않지만 서로를 무시할수 없는 필수적 보완관계임을 검증해보이고 있다.
뉴욕 인스티튜트 오브 테크놀로지에서 석사학위를 마친 홍윤아씨는「지난 10년사이에 쓰레기의 양이 30%증가했다」「전세계 60% 이상의 나라에서 낙태가 용인되고 있다」등의 자막이 나오는매끄러운 비디오 작업과 시베리아 인디언의 천체도 를 나란히 소개해 테크놀로지 발달을 대비시키며 이들의 간극 차이에서 비롯한예술적 느낌을 끌어내고 있다.
미술대학을 마치고 나서 공대 전자공학과에 입학,기술지식을 익혔던 공성훈씨는 만화경을 부착한 전기헬멧을 만들어 가상현실 장치를 빗댄 과학세계의 허구를 제시해보이기도 한다.
또 페미니즘작가인 윤석남씨는 밀폐된 방안을 숲의 풍경과 자연의 소리,나무향기의 방향제등으로 치장한 설치작업을 통해 가공된자연에서의 환경문제를 되짚어보게 한다.
또 이불씨는 전시장 내에 화분을 가져다놓은 인공정원을 만들고여기에「현대미술은 1년에 15㎝가 자라는가」라는 부제를 달아 과학기술이 신봉하는 진보사관을 야유하는 현대미술의 또 다른 모습을 펼쳐보였다.
그외 이 전시에는 이주용.홍성도.전준엽.윤동천.이형우.신현중.양주혜씨등이 초대됐다.
이용우씨는『설치.비디오아트.사진.평면등 다양한 작업들이지만 현대사회 속에서 과학과 기술문명의 역할을 진지하게 검증했다는 점에서 과학기술이 만들어낸 환경과 함께 살아숨쉬는 예술의 힘을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감상의 포인트를 말했다 .
〈尹哲圭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