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샵 모자이크' 아동 성추행 용의자 한국서 영어교사 … 지난주 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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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을 성추행한 혐의로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의 공개 수배를 받던 외국인이 최근까지 한국에서 영어 교사로 근무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16일 "최근 인터폴로부터 '아동 성추행 용의자가 한국에 머물고 있다'는 통보를 받아 신원 파악에 나섰으나 이미 출국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 용의자는 캐나다 국적인 크리스토퍼 폴 닐(32)로 알려졌다. 인터폴은 9일 닐을 검거하기 위해 '비코'라는 별칭을 붙이고, 얼굴을 인터넷에 올려 공개 수배했다.

닐은 2002~2004년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 9~14세 남자 어린이 12명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성추행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 200여 장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인터폴의 추적을 받아왔다.

닐은 포토샵 작업을 통해 사진에서 자신의 얼굴만 소용돌이 무늬로 가려 신분을 숨겼다. 하지만 인터폴은 얼굴 이미지를 복원하는 첨단 기술을 동원해 닐의 얼굴을 복원했다.

닐의 얼굴이 공개되자 전 세계적으로 350여 건의 제보가 쏟아졌다. 인터폴은 이를 바탕으로 닐의 이름과 국적, 출생연월일, 여권번호를 상세히 파악했다고 한다.

특히 닐이 한국의 지방도시에 체류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제보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인터폴로부터 닐의 소재 파악을 요청받은 한국 경찰은 닐이 8월 광주 소재 한 외국인학교와 1년 계약을 하고 영어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닐은 이미 한국을 떠난 뒤였다. 그는 인터폴의 공개 수배 사실을 알리는 CNN 보도를 보고 11일 오전 태국 방콕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닐이 8월 이전에도 수차례 한국에 드나들었으며, 서울과 경기도에서도 영어 교사로 일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인터폴과 태국 경찰은 닐이 아직 태국에 머물고 있을 것으로 보고 체포에 나섰다. 경찰청 관계자는 "용의자가 성추행을 저지른 2002~2004년엔 한국에 체류한 적은 없다"며 "아직 국내에서 유사 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는 파악되지 않지만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천창환.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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