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체질개선’ 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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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삼성SDI가 브라운관 사업을 축소하는 대신 2차전지와 능동형 유기 발광다이오드(AM OLED)에 집중하는 사업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이 회사는 16일 “브라운관 수요가 줄어 2010년까지 중국과 멕시코를 제외한 생산 라인을 폐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PDP·전지·OLED로 사업구조를 개편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SDI는 2005년 독일 공장 폐쇄를 시작으로 지난해 말레이시아와 경기도 수원 공장 등을 정리하고 15일에는 연내에 헝가리 생산 라인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2005년 30개이던 생산 라인을 15개로 줄이는 것이다.

이에 따라 브라운관 생산 능력은 1998년 월 400만 대를 넘어선 뒤 10년 만에 372만 대로 400만 대를 밑돌았다. 삼성SDI는 중국과 남미 시장을 겨냥해 중국과 멕시코 공장만 남길 계획이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는 지난해 1440만 대에 달하던 북미지역 브라운관 TV 수요가 2010년 210만 대까지 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 더 이상 브라운관 수요가 없다는 것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액의 34%를 차지하던 브라운관 매출 비중을 2010년 14%로 낮추는 대신 PDP 비중을 32%까지 끌어올려 주력 사업으로 삼을 예정이다. 또 2차전지 비중을 11%에서 19%로 높이고 최근 세계 최초로 양산에 들어간 AM OLED 비중도 2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라 1~2년 안에 부산공장의 2개 브라운관 라인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1500명의 부산공장 직원 가운데 적어도 500명 이상 명예퇴직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삼성SDI 관계자는 “인력 구조조정은 직원 대표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결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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