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報恩 골' 쏜다…수원 김대의 "車감독님은 특별한 은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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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9월 28일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일본전. 숙적 일본에 2-1 역전승을 거둬 지금도 '도쿄대첩'으로 불린다.

역전 결승골을 넣은 이민성이야 당연히 그 경기를 평생 잊을 수 없겠지만 김대의(30.수원 삼성) 역시 결코 잊을 수 없다. 바로 그 경기가 23세의 실업선수(한일은행)였던 그가 처음 A매치에 이름을 올린 경기였기 때문이다.

"한.일전이 벌어지기 불과 일주일 전이었어요. 팀에서 훈련하고 있는데 '대표팀에 뽑혔다'는 연락이 왔어요. 부랴부랴 심야버스를 타고 대표팀이 있던 울산으로 갔죠. 당시 차범근 대표팀 감독님은 '단 10분이라도 뛰게 한다. 준비해라'고 하셨어요."

이때의 활약으로 그는 이듬해 일본 프로축구 제프 유나이티드에도 진출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성남 일화에서 맹활약, 2002년에는 정규리그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에 오르기도 했다. 그런 김대의가 이적료 10억원에 성남을 떠나 수원 삼성에 둥지를 틀었다. 수원의 새 사령탑이 된 차범근 감독이 7년 만에 그를 또 불렀기 때문이다. '빠른 축구'를 추구하는 차감독이 김대의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7년 전 비록 실업선수이긴 했지만 가능성 때문에 대표선수로 뽑았다. 그때는 다양성이 부족했지만 방송 해설을 하며 눈여겨보니 기량이 부쩍 늘었다"는 게 차감독의 설명이다. 김대의 역시 "내 색깔을 가장 잘 살려줄 분"이라며 "차감독님 때문에 이적 결심을 굳혔다"고 털어놓았다.

그래서 차감독은 김대의에게 '너무도 특별한 은사'가 아닐 수 없다. 축구 외적으로도 차감독은 김대의의 경기도 화성 안용중 선배이기도 하다.

광양=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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