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헐리우드에 도전장 내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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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그의 정부가 제작한 첫번째 영화를 갖고 헐리우드을 향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제작한 이번 영화는 베네수엘라의 독립영웅 '프란시스코 미란다'에 관한 역사이야기를 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열린 이 영화 시사회에는 차베스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자국 영화를 많이 제작해 헐리우드 영화의 독점지배를 막아야 한다고 연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만약 우리의 문화와 우리의 가치를 보호하지 못했다면 독립혁명은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제 미국의 패권주의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영화는 루이스 알베르토 라마타가 감독을 맡았으며 영화배우 조지 레예스가 스페인에 맞서 베네수엘라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영웅, 미란다 역할을 맡았다.

또한 미국 배우 대미 글로버가 뉴욕에서 미란다를 만나 그와 함께 독립투쟁을 벌이는 친구 역할을 맡아 화제가 되고 있다.

12일 베네수엘라 극장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작년 차베스가 설립한 시네마 타운 스튜디오의 제작지원을 받아 총 230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됐으며 베네수엘라와 쿠바, 체코의 프라하에서 촬영됐다.

이번 영화에 대해 영화평론가들은 "영화제작을 맡은 진지한 정부가 예술에다 정치를 억지로 끼워넣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라마타 감독은 이 영화에 정치적 목적은 없다고 말하며 "우리는 미란다 이야기를 객관적인 관점에서 바라봤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국제 필름 페스티벌'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한편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 외곽에 위치한 시네마타운은 다른 영화와 다큐멘터리, TV프로그램 등을 포함해 총 30여편을 제작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스튜디오는 1976년 쿠바 제트여객기 폭파사건를 주모한 혐의로 베네수엘라와 쿠바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CIA첩보요원 루이스 포사다 캐릴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도 제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라카스(베네수엘라)=로이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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