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앞에는 장사 없다

중앙일보

입력

1995년 8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32비트 차세대 운영체계 '윈도우95'가 첫선을 보였다. '윈도우95'의 출시는 전세계 PC운영체제 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을 몰고왔다. 국내에서도 95년 8월 출시되면서 초보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인터페이스·멀티태스킹· 멀티미디어 지원능력 등의 강점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게 되었다.

간편한 사용법 만큼이나 바이러스에도 안전할 것이라고 인식되었던 윈도우95는 그러나 1996년 오늘(2월4일) '보자(Boza)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무너졌다. 윈도우용 바이러스가 처음으로 출현한 것이다.

이날 영국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소포스사가 처음으로 발견한 '보자 바이러스'는 매월 31일 "VLAD 호주가 세계 최초로 윈도95용 바이러스로 다시 해냈다(VALD Austrailia does it again with the world first Win95 virus)"는 메시지를 컴퓨터 화면에 띄우며, EXE인 확장자를 갖는 실행파일에 감염돼 한개의 디렉토리에서 3개의 파일을 감염시킬 때까지 계속 옮겨다니다 데이타를 파괴했다.

다행해 그다지 치명적인 바이러스는 아니었고 게다가 한글 윈도95는 바이러스 퇴치력이 영문과 달라 국내에서는 피해사례가 없었지만, '보자 바이러스'의 출현은 수많은 바이러스와 그들의 변종을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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