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박철순 35도 불볕속 완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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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잠실구장에 또한번 『에이스를 위하여』가 울려퍼졌다.
OB의 노장 朴哲淳이 26일 잠실경기에서 해태를 상대로 2-0 완봉승을 따냈다.朴은 해태 31명의 타자를 맞아 산발 6안타만 내주며 무실점으로 역투,지난 92년 8월12일 자신이 세웠던 최고령 완봉승기록을 갈아치웠다.朴의 나이는 이날 경기개시때의 기온 섭씨35.2도를 웃도는 만38세4개월14일.不死鳥 박철순의 완봉승 뒤에는 햇병아리 신인포수 金洸鉉의 내조와 3루수 李鍾旼의 결정적 호수비가 있었다.朴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金은 3개의 결정적 도루시도를 막 아내 朴의 완봉승을 도왔다.
1회 해태 李建烈의 도루시도를 저지한 金은 6회 李鍾範의 2루도루를 막아낸뒤 완봉승을 눈앞에 둔 9회에도 무사 2루의 위기에서 이종범의 3루도루를 저지해 이날 완봉의 수훈갑이 됐다.
이종민은 2회 무사1루에서 해태 金相勳의 안타성 타구를 병살로 연결,초반 실점위기를 벗어나게 했다.朴은 이같은 후배들의 도움에 힘을 얻어 최고령 완봉 신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38세의 朴이 완봉승을 따낸 것은 대단한 기록이다.하지만 메이저리그의 경우 놀런 라이언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활약하던 91년 44세의 나이로 완봉승보다 훨씬 어려운 노히트 노런을 기록했다.또 올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만년하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투수진은 39세의 데니스 마르티네스와 잭 모리스가 이끌고 있다.
한편 수원에서 벌어진 선두 LG와 3위 태평양의 경기에는 폭염속에 9천명이 넘는 관중이 운동장을 찾아 식을 줄 모르는 야구열기를 보여줬다.태평양이 5-2로 이겨 LG의 덜미를 잡은 이날 경기에서는 6회 종료후 수원구장 발전기의 냉 각기 과열로경기가 38분간 중단되기도 했다.
〈李泰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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