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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교수.동창회 박홍총장 지지 의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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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西江大 朴弘총장의 主思派학생운동 비판발언에 대해『용기있는 지적이다』라는 찬사와『근거없는 무책임한 망언』이라는 비난으로 사회가 들끓을 때 나온 이 학교 경영대교수와 동문회회장단의 잇단총장지지성명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총장의 발언을 비난하는 재야.운동권의 비난 강도가 강해지면서 총장이 곤경에 몰리는 상황에서 21일과 23일 잇따라 나온 이들 성명은 여론의 흐름을 일순간에 반전시킨 큰 힘으로 작용했다.
이 성명이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소속 20개대 총장들이 지지성명을 내는등 잇따른 지지성명이 발표돼 朴총장의 입지를 강화시켜 주었다. 교육관계자들은 이같은 총장.교수.동문회의 한마음은 34년간 쌓여온 이 대학의 독특한 학풍 탓이며 바로 이같이「규모가 작더라도 독자의 학풍을 지닌 내실있는 대책」이 우리 대학이 추구해야할 방향이라고 말하고 있다.
서강대 교수.동문들은 물론이고 학생들도 자신들을「서강가족」이라고 부른다.타 종합대학에 비해 규모가 4분의 1밖에 안될 정도로 작은 탓도 있지만 개교이래 계속 내려온 이 대학의 가족같은 분위기 때문이다.
현재 서강대 학생수는 7천명.여기에 2백20명의 교수와 2백30명의 직원이 한가족을 이루고 있다.
서강대 徐正湖부총장(62)은『60년 개교당시는 2백20명의 학생으로 시작했다.개교이래 줄곧 소수정예주의를 추구하다보니 총장과 교수는 몰론이고 교수와 학생들간의 만남이 보장돼 있었다.
이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가족이란 느낌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경영대 교수들의 총장지지성명은 가족대표에 대한 구성원들의 당연한 도리라고 徐부총장은 평가하고 있다.
서강대의 학칙은 전국대학중 가장 엄격한 것으로 유명하다.신청학점수의 2배이상 결석하면 자동적으로 F학점처리되는 FA(Failed Absence)制,셀 수 없이 많은 퀴즈.시험등으로「서강고등학교」로 불릴 정도다.
崔昌燮언론대학원장(53)은『이같은 엄격한 학사관리도 결국은 총장을 비롯한 교수와 학생간의 신뢰관계가 밑바탕이 돼 가능했다.학생으로서의 본분인 공부를 게을리 하는데에 대한 질책을 학생들이 수용하면서 사제지간에 믿음이 싹튼것』이라고 해석했다.
이같은 학풍에서 공부했던 서강인들은 졸업해서도 옛집을 잊지 않는다.서강대 동문회의 활동이 활발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현재 서강대 졸업생들은 총 2만2천명.이들은 十匙一飯의 마음으로 동문회에 각종 성금을 내고 있다.
내년초쯤 착공될 10층규모의 동문회관 건립비용은 총20억원.
동문회는 이 비용을 모두 동문들의 성금으로 충당할 계획인데 현재 5천명의 동문이 12억원을 모았다.또 지금까지 5억원의 기금이 조성된 동문회장학금은 졸업생의 절반에 가까운 1만명의 동문이 주머니를 털어서 마련한 것이다.
동문회 부회장인 기아자동차 金勝安전무(53)는『이처럼 항상 학교일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지켜보는 동문들이 총장의 용기있는발언에 지지를 표명하는 것은 당연한게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이번 총장발언 파문에도 불구,서강대 운동권학생들이 크게반발하지 않은 것도 한마음된 서강대의 모습이라는 평가다.
지난학기까지 총학생회 기획부장을 역임했던 崔宰榮씨(25.경영학과 대학원)는『총장의 발언은 학생운동을 탄압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교육자로서,또 사제로서 학생들을 걱정하는 측면에서 나온 것이라고 본다.다만 일부 진의가 잘못 전달되 거나 확대된측면이 있는 만큼 총장의 해명이 필요하다』는 입장만 밝혔을 뿐총장에 대한 비판은 하지 않았다.
〈金鍾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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