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현장에서>백남준.이우환 伊밀라노 개인전 열기 후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올여름 패션의 도시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는 몇십년만에 찾아온 무더운 열기만큼 한국현대미술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현대미술의 대표작가이며 이미 국제적 명성을 누리고 있는 白南準.李禹煥씨 두사람의 개인전이 이곳 밀라노에서 나란히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6월2일부터 시작된 白.李씨 두사람의 개인전은 연일 이곳 매스컴을 화려하게 장식하며 한국현대미술에 생소한 밀라노 시민들에게 한국현대미술의 정신적 깊이와 폭을 소상하게 소개중이다.
밀라노市 초청으로 市중앙에 있는 두오모성당 부속건물인 리알레궁전에서 열리는 白씨 전시는 그의 대표작인 비디오조각.설치작업등 11점이 소개중이다.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대상을 수상해 이탈리아 예술계의 주목을 받았던 白씨는 이번 밀라노개인전에서 이탈리아의 문화와 역사,그리고 현실을 담은 비디오작품을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白씨에 대한 현지의 인기는 대단한데 특히 시 전역에 그의 개인전을 알리는 포스터가 가득 차있어 한국에서 온 관광객들은 한편으로는 의아함을 느끼면서 한국인이란 자부심을 만끽하게 했다.
白씨는 화제의 초점이 되고있는 밀라노전시외에 최근 유럽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여 유럽각지의 미술관계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그중의 하나가 유명한 자동차회사 폭스바겐이 세운 볼스버그미술관에 그의 작품이 소장된 사실이다.
白씨와 함께 밀라노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李씨는 이탈리아에동양미술을 소개한다는 매크로한 기획아래 열리는 전시여서 그 파장이 이탈리아미술계 전역에 걸치는 성격을 띠고 있다.
디 마지오관장이 이끄는 무디마미술관은 올해부터 내년에 걸쳐 한국.일본,그리고 중국등 아시아 3개국의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특별프로그램을 추진중에 있다.
李씨 전시는 이 계획의 하나로 열리는 전시로 당초 7월15일에 막을 내리려 했으 나 관객들의 반응이 좋아 9월15일까지 두달을 연장해 전시중이다.
사물의 물질성에 대한 재해석을 테마로 한 李씨의 작품은 특유의 정신성을 표현하고 있는데 이번 밀라노 전시에서는 회화작품과돌과 철판으로 구성된 설치작업등 20여점을 소개하고 있다.
돌의 자연성과 철판의 인공적 중량감을 나란히 놓은 그의 작품은 사물의 도구적 생각에 익숙한 이탈리아관객들에게 물질 그 자체의 속성이 작가의 정신적 깊이와 결합돼 신비한 이미지로 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李和益〈갤러리현대 큐 레이터〉

ADVERTISEMENT
ADVERTISEMENT